
금호타이어가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인해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에 따라 올해 목표로 내건 5조원 매출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다만, 화재로 인한 자동차 제조사들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는 등 대체 생산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17일 광주 광산구 송정동 소재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인해 공장 전면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지난 1974년 가동을 시작한 국내 첫 생산거점으로, 곡성·평택 공장과 함께 금호타이어의 국내 생산을 담당하는 핵심 시설이다. 연간 약 2730만개의 국내 타이어 생산량 중 약 1600만개, 즉 전체의 58%를 광주공장에서 생산한다. 하루 평균 생산량만 3만3000개에 달한다.
광주공장은 남쪽의 제1공장과 서쪽의 제2공장으로 나뉘며, 이번 화재는 서쪽 공장에서 시작돼 빠르게 확산됐다. 오후 5시 기준으로 제2공장의 70% 이상이 전소된 상태며, 불길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소방당국은 제1공장으로 불이 번지지 않도록 집중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공장 내에는 생고무 20t을 포함한 다량의 가연성 물질이 저장돼 있어 화세가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진화까지 수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이후에는 소실된 설비 복구에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금호타이어의 국내외 공급망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금호타이어는 현대차, 기아,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에 신차용 타이어(OE)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생산하는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는 일본 수출 물량에 금호타이어 제품을 장착하고 있다. 수출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금호타이어는 2023년 경영 정상화에 성공한 이후,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창립 이래 최대 매출인 4조5381억원, 영업이익 5906억원을 기록했다. 2025년 1분기에도 매출 1조2062억원, 영업이익 1448억원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이에 회사는 올해 목표로 사상 최대인 5조원 매출 달성을 내세웠다.
그러나 광주공장의 장기 가동 중단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2분기 이후 실적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OE 중심의 B2B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재고 소진 속도와 대체 공장 전환 가능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광주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자동차 제조사들의 공장 생산 차질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금호·한국·넥센 등 복수업체를 통해 타이어를 공급받고 있어 차 생산에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또한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으로부터 타이어를 공급받아 생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화재가 진압된 이후 피해 규모를 정확히 산정하고, 생산을 타 공장으로 이전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실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소방당국에 따르면 오후 9시 기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진화율은 70∼7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불로 직원 1명과 소방관 2명이 다쳤으며, 직원 400여명이 대피해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