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수출선박. [출처=EBN DB]](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4865_679548_539.jpeg)
한국의 5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줄어들며 4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가 되살아나는 가운데, 한국의 양대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수출이 둔화되며 불확실성이 커지는 양상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72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월간 수출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이어졌던 15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흐름은 멈췄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반도체 수출은 138억달러로 21.2% 증가해 5월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의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 흐름이 영향을 미쳤다. 3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이 밖에 무선통신기기(3.9%), 컴퓨터(2.3%), 바이오헬스(4.5%), 선박(4.3%) 등도 수출이 늘었다. 특히 무선통신기기는 스마트폰 수출이 30% 증가하며 13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자동차는 62억 달러로 4.4% 감소했다.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증가했으나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는 각각 6.8%, 23.0% 감소했다. 특히 미국 수출은 32% 급감하며 전체 감소세를 주도했다. 현대차그룹의 조지아 공장 가동 확대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강화 영향이 겹쳤다는 분석이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도 각각 20.9%, 20.8% 줄어든 36억 달러, 32억 달러로 나타났다. 저유가 지속과 단가 하락이 주요 원인이다. 철강 역시 글로벌 경기 둔화와 단가 약세 여파로 12.4% 감소한 26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행 철강 수출은 3월부터 25% 관세가 적용된 영향으로 20.6% 감소했다.
디스플레이(-18%), 자동차부품(-9.4%), 일반기계(-5.3%), 가전(-14.9%), 섬유(-11.4%), 이차전지(-18.4%)도 일제히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중국 수출이 각각 8.1%, 8.4% 감소했다. 미국은 100억 달러, 중국은 104억 달러로, 양대 시장 모두에서 수출이 위축됐다.
정부는 다만 반도체 호조와 EU 등 대체 시장으로의 수출 증가가 일부 완충 작용을 했다는 점에서, 트럼프 관세의 직접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유럽으로의 전기차 수출은 37.6% 늘어나며 자동차 전체 수출액을 4개월 연속 60억 달러 이상 유지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