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홀랜드 공장 전경. [출처=LG에너지솔루션]](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4906_679586_5132.jpg)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전략의 중심축을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중국산 저가 배터리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LG엔솔은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의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에 돌입, 글로벌 배터리 시장 내 '현지화 경쟁'에서 한발 앞선 주도권을 확보했다.
2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의 대규모 양산에 들어갔다.
중국 CATL·BYD는 물론 일본 파나소닉과 국내 3사(LG엔솔·삼성SDI·SK온)를 비롯한 주요 배터리 업체 중 미국에서 ESS용 LFP 배터리 대규모 양산 체제를 가동한 곳은 LG엔솔이 유일하다. 이미 테라젠(Terra-Gen), 델타(Delta) 등과 같은 현지 주요 에너지 업체에 제품 공급을 확정했다.
미국 내 ESS용 LFP 배터리를 대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인 LG엔솔은 북미 현지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안정적 공급과 신속한 대응, 관세 회피에 따른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했다.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은 현재 CATL과 BYD 등 중국 업체가 약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 정책으로 인해 북미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이미 미국 내 군 시설에서는 중국산 배터리 사용이 금지되는 등, 앞으로 중국 기업들의 북미 시장 진입이 더욱 제한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러한 여건 속 LG엔솔이 ESS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것은 매우 전략적인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LG엔솔은 이번 양산으로 '현지 생산 역량'의 레벨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ESS 공급망이 본격 현지화된 것은 물론,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 속 가격 경쟁력과 납기 안정성을 모두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번 양산은 LG엔솔의 전략적 리밸런싱(Rebalancing) 기조가 성과로 이어진 대표 사례다.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직원이 배터리 생산 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LG에너지솔루션]](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4906_679587_567.jpg)
당초 회사 측은 미국 애리조나에 신규 공장을 건설해 2026년부터 ESS용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공급망 재편 등 복합 리스크에 대응해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의 일부 공간을 ESS 전용 생산라인으로 빠르게 전환했다. 그결과
그결과 예정보다 이른 양산에 돌입, 경쟁사들이 여전히 미국 생산 기지 구축에 머무는 사이 한발 앞서 현지 공급체계를 본격 가동하고 있다.
이번 생산 전환의 의미는 단순히 '빠름'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기존 설비의 공간 효율 최적화 △양산 전환 속도 극대화 △고객 수요 대응 민첩성 등에서 시스템 차원의 실행력을 입증한 것이다. 이는 북미 ESS 시장에서 장기적 지배력을 확보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은 폭발 중…"ESS는 다음 10년의 핵심 배터리 시장"
전기차 시장이 정체한 상황에서 북미 ESS 시장은 국내 배터리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떠올랐다. AI 확산으로 인해 전력 소모가 많은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비중도 지속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의하면 글로벌 LiB 기반 ESS 시장은 2023년 약 185GWh에서 2035년 약 1232GWh까지 6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북미는 인프라 투자가 집중되고 있어 핵심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LG엔솔도 올 초 "AI, 전기 인프라, 친환경 산업의 확대로 ESS 수요는 향후 10년간 5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ESS 분야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봤다. 이번 미시간 생산 전환은 이런 미래 수요에 대한 선제적 대응 전략인 셈이다.
■美 내 'ESS LFP 양산' 유일 기업…독점에 가까운 공급 지형 형성
LG엔솔은 현재 미국 내에서 ESS 전용 LFP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는 유일한 글로벌 배터리 기업이다. 이는 곧 독점적 공급 지형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테라젠·델타 등 현지 핵심 기업과의 직접 공급망을 이미 확보한 상황에서 시장이 커질 수록 경쟁사들의 진입 장벽은 더 높아질 수 있다.
LG엔솔은 미시간 공장의 조기 양산을 기반으로 초기 우위를 확보한 데 이어, 복수의 생산거점을 활용한 'ESS 전용 생산 벨트'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미시간 공장에서 조기 양산을 통한 초기 우위를 선점하고 애리조나 등 공장으로 확장성을 높이는 구조다.
회사 측 관계자는 "현재 북미 지역 다수의 고객들과 ESS용 배터리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도 최고의 기술력과 빠른 현지 대응을 바탕으로 고객가치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