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블레싱호. [제공=HMM]
▶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블레싱호. [제공=HMM]

글로벌 해상 운임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미중간 관세 전쟁 휴전으로 성수기 수요가 조기에 몰리면서 글로벌 선사의 미국 서부 항로 선복배치가 집중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운임 시황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30일 기준 2072.71포인트를 기록하며 4주 연속 상승했다. 연초 이후 약 4개월 만에 2000선을 회복한 것으로, 올해 들어 가장 가파른 반등세다.

운임 상승의 중심에는 북미 서부 항로가 있다. 아시아발 물동량이 몰리면서 선복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를 기회 삼아 선사들이 추진한 GRI(일반운임인상)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북미 항로에 집중된 선박 재배치의 여파로 다른 항로에서도 공급이 줄고 선적량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운임 상승으로 이어졌다.

5월 마지막 주 미서안 항로 운임은 FEU(40피트 컨테이너)당 5172달러로, 한주 사이 1897달러 급등했다. 동안 노선 역시 같은 기간 1959달러 오른 6243달러를 기록했다.

미주 노선의 5월 주간 공급량은 54만5000TEU로,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앞서 4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직후 대규모 공급 조절이 단행된 영향이다. 여기에 미중 간 관세 유예 조치로 출하 수요가 앞당겨지면서 단기 운송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년보다 약 한 달 앞서 성수기에 돌입한 가운데, 글로벌 선사들은 대응 차원에서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6월 서안 항로의 총 선복량은 127만TEU로 7개월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사재기 수요가 집중되면서 운임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항로도 북미발 수급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6월 들어 북미 시장 회복과 함께 유럽 항로 공급도 점차 축소되는 추세로, 운임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유럽 항로에선 일부 선사들의 수에즈 운하 복귀 움직임도 포착됐다. 프랑스 선사 CMA CGM은 이달 인도-지중해 항로에 대해 수에즈 경유 노선 재개를 발표하며, 대형 선사 중 처음으로 복귀를 공식화했다. 

다만 대부분 선사들은 여전히 안전상의 이유로 복귀에 신중한 입장이며, 수에즈 복귀가 시장 운임에 미치는 영향은 당분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물동량과 북미 수요의 비정상적인 집중 현상이 맞물리며 6월까지 운임 초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선복 부족과 항만 혼잡, 사재기 수요가 운임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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