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미 국토안보부 소속 경찰들이 시위대와 맞서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LA에서 미 국토안보부 소속 경찰들이 시위대와 맞서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LA)에서 벌어진 불법 이민자 단속 관련 시위가 격화되자, 주방위군 2000명을 현장에 긴급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백악관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최근 LA에서 불법 이민자 추방작전을 수행하던 연방 요원들이 폭력적인 군중의 공격을 받았다"며 "이 같은 무법 상태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이 주방위군을 동원하는 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지난 이틀간, 주로 라티노 주민이 밀집한 패러마운트 지역을 중심으로 시위가 벌어졌으며,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과 충돌이 이어졌다. 경찰은 최루탄과 곤봉 등을 사용해 시위대를 해산했으며, 금요일 하루 동안만 44명, 주 전체에서는 이번 주 총 118명이 체포됐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은 이번 단속에 대해 "무차별적이고 잔혹하다"고 비판하며 "연방정부가 주방위군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ICE 작전을 현장에서 지휘 중인 국경 정책 수석 톰 호먼은 "우리는 LA를 더 안전하게 만들고 있다"며 "오늘 밤 주방위군이 투입될 것이고, 단속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폭력이나 재산 훼손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FBI 부국장 댄 보지노는 SNS 'X'를 통해 "혼란을 유발하면 수갑으로 응답할 것"이라며 "질서가 반드시 회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연방 작전을 방해한 혐의로 다수의 체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에 대해 LA시의 카렌 배스 시장은 ICE가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이에 대해 FBI와 국토안보부는 "시장의 발언이 연방 요원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고 반박했다.

이민자 인권단체인 '인도적 이민자 권리 연대(CHIRLA)'의 안젤리카 살라스 대표는 집회에서 "우리 공동체가 공격받고 있다. 이들은 노동자이고 부모들"이라며 "이런 탄압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뉴섬 주지사와 배스 시장을 겨냥해 "만약 그들이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연방 정부가 직접 나서 폭동과 약탈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이민 정책을 둘러싼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갈등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오르며, 향후 정치적 파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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