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출처=연합]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출처=연합]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간의 관계 악화가 현실화되면서 테슬라 주가가 크게 흔들렸다. 양측의 갈등이 정치권과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을 주는 가운데 테슬라의 사업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오후 1시 55분 기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8.8% 하락한 302.8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9% 이상 낙폭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반영했다.

이번 급락은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감세 법안을 거세게 비판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정면으로 반발하면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 도중 기자들과 만나 “일론과 나는 좋은 관계였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다”며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앞서 해당 법안을 “역겹고 혐오스러운 법안”이라고 비판하며 상원에서의 부결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트럼프의 발언 직후에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내가 없었으면 트럼프는 선거에서 졌을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양측의 갈등은 단순한 감정싸움을 넘어 테슬라의 실적과 기업가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JP모건은 트럼프 행정부의 새 감세 법안이 통과될 경우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만으로도 테슬라의 연간 이익이 약 12억 달러(약 1조6000억원)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캘리포니아주의 무공해 차량 의무 비율 규제를 약화시키는 연방 법안까지 현실화되면 테슬라의 배출권 크레딧 수익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도 위협받게 된다.

머스크는 현재 자율주행차 규제 완화를 목표로 의회에 입법 로비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와의 대립이 장기화될 경우 테슬라의 로보택시(무인 자율주행 차량) 사업 추진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정치적 후폭풍도 무시할 수 없다. 공화당 지지층 일부는 트럼프의 핵심 지지 기반과 겹치는데, 트럼프와 맞서는 머스크의 행보가 이들 소비자층의 외면을 불러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젠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법안에는 전기차 보조금 종료 등 테슬라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조항이 담겼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악화는 테슬라뿐 아니라 머스크가 이끄는 다른 기업들에도 중대한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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