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스타디움. [출처=게이티미지뱅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스타디움. [출처=게이티미지뱅크]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단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의 경기장 출입을 차단했다고 밝힌 가운데 ICE는 "우리는 그곳에 간 적이 없다"며 반박에 나섰다. 이민 단속을 둘러싼 논란이 스포츠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다저스 구단은 20일(현지시간)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ICE 요원들이 다저스타디움 주차장 진입을 요청했으나, 구단은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 ICE의 불법 이민자 단속 강화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입장이다.

하지만 ICE 측은 다저스 발표 직후 SNS X(구 트위터)를 통해 "거짓이다. 우리는 다저스타디움에 간 적이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도 별도 성명을 통해 "현장에 있었던 차량은 세관국경보호국(CBP) 소속으로,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주차장에 머물렀으며 이는 다저스와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차량들이 왜 그 자리에 있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다저스가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이민 단속 여파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계획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는 미국 언론 보도 직후 발생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다저스가 이민자 보호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수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다저스 외야수 키케 에르난데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금 우리 도시와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슬프고 분노한다"며 "로스앤젤레스는 나의 두 번째 집이다. 우리 커뮤니티가 침해당하고, 차별받고, 찢겨나가는 것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단속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이민 정책 기조 속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로스앤젤레스는 집중 단속 지역 중 하나로 지정됐다. 시위 격화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LA 지역에 미 해병대 700명과 주방위군 4000명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 국경정책 최고책임자인 톰 호먼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작업장 단속을 재개할 예정"이라며 "농장, 호텔 등에서도 우선순위에 따라 단속을 진행할 것이며, 범죄자가 최우선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토안보부가 최근 발표한 '작업장 단속 유예' 방침을 철회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나온 입장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이민 단속과 그에 따른 갈등은 연방 정부의 정책 방향, 지방정부의 반응, 시민사회의 저항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으며, 이번 다저스 사태는 그 상징적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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