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핵 개발 포기를 요구하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출처=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핵 개발 포기를 요구하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출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외교 해법을 재시도하며 향후 2주를 협상 시한으로 제시했다. 이로써 무력 충돌이 임박한 듯 보였던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국면은 일단 외교 협상의 여지를 남긴 채 일시적인 전환점을 맞은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가까운 미래에 이란과 협상이 진행되거나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란에 대한 공격 여부를 2주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란에 핵 개발 포기를 요구하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발언은 이스라엘이 지난 13일 이란 아라크 핵시설 등을 공습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개입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던 가운데 나왔다. 일부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이란 공격 계획을 승인해놓고 최종 명령만 보류 중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최고지도자의 은신처를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마음만 먹으면 제거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해법에 여지를 남기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항상 외교적 해결에 관심이 있으며 무력 사용도 주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핵무기 개발을 포기해야 합의가 가능하다"며 기존 핵 합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미국 측은 이란에 대해 과거 거부당한 협상안을 다시 제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 등이 참여하는 국제 컨소시엄이 저농축 핵연료를 생산해 이란에 공급하고 이란은 자국 내 우라늄 농축 및 지하 핵시설 가동을 중단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면서 동시에 미국의 군사 개입 명분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단발성 공습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특히 이란의 핵심 시설이 산악 지하 깊숙이 위치해 있어 완전한 타격이 어려운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군사 개입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도 배치되며 공화당 내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정치적 리스크도 적지 않다.

한편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2주 시한'을 제시한 바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한 질문에 레빗 대변인은 “두 사안은 성격이 다르다”고만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흘째 백악관 '워룸(상황실)'에서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이란 관련 대응을 논의 중이며 23일 NATO 정상회의 출국 전까지 연일 보고를 받을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전했다. 미국의 대이란 전략이 외교적 해소로 이어질지 다시 군사적 충돌로 비화할지는 향후 2주 안팎이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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