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점포 전경 [출처=BGF리테일]](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5596_680383_5055.jpg)
국내 편의점 업계가 정체된 내수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무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수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해온 점포 수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성장 돌파구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전국 편의점 점포 수는 전년 동월 대비 0.2% 줄어든 4만8480개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편의점 점포 수가 감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 또한 전년 동월 대비 0.6% 줄어들면서 2월에 이어 2번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확대, 소비 행태의 변화, 온라인 전환 가속화 등을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편의점 업계는 국내 시장 포화에 따른 생존 전략으로 해외 출점 강화에 나섰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최근 미국 하와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북미 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실제 편의점 입점을 위해 하와이 현지 기업 ‘WKF Inc’의 편의점 전문 신설 법인인 ‘CU Hawaii LLC’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MFC)도 체결했다. 국내 편의점 업계 중 미국 시장에 진출한 건 BGF리테일이 처음이다. 아울러 1989년 국내에 편의점이 들어선 이후 36년 만이다.
CU는 그간 몽골,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K편의점 사업을 확장해왔다. CU는 몽골 2025년, 말레이시아 2028년, 카자흐스탄 2029년까지 국가별로 500호점 개점을 목표로 한다. CU는 추가적으로 K편의점 확대를 위해 수십여 국가에 대한 시장 조사를 펼친 결과 하와이를 4번째 해외 진출국으로 낙점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하와이 MFC 체결을 통해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 유통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국 편의점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나가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면서 “지난 30여 년간 국내외에서 쌓아온 CU만의 성공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 무대에서 K편의점의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 역시 GS25 브랜드로 몽골과 베트남 등지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내고 있다. 베트남과 몽골에 각각 지난 2018년, 2021년 진출한 가운데 베트남에선 355개, 몽골에선 274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베트남 매출은 진출 첫해 3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100억원을 돌파하면서 6년 새 37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몽골 매출은 937억원으로 3년 만에 22배 이상 증가했다.
GS리테일은 2017년 40여 종에 불과했던 수출 품목을 현재 약 600종으로 대폭 확대하면서 유럽과 북미, 중동, 아시아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 수출 시장을 구축했다. ‘유어스(YOUUS)’ 자체 브랜드 상품은 물론 넷플릭스·카카오·카멜커피·투다리 등 다양한 지식재산권(IP)협업 제품들이 해외 매출 확대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 IP를 활용한 협업 상품 10여 종은 지난해 약 200만 달러(한화 약 29억원)의 수출 실적을 올리면서 전체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이마트24는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서 88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올해 말까지 130개 매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에서 벗어나 직영 체제로 전략을 전환하면서 내년까지 200개 점포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4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향후 5년 내 100호점 출점을 목표로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기존 출점 중심 성장 전략으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해외에선 한류 문화와 K푸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 브랜드 인지도 확보에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