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전통 뷰티 기업들 사이에 훈풍이 불고 있다. [출처=오픈AI]
이재명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전통 뷰티 기업들 사이에 훈풍이 불고 있다. [출처=오픈AI]

이재명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전통 뷰티 기업들 사이에 훈풍이 불고 있다. 업계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K-뷰티 대표 주자들이 오랜 침체기를 딛고 중국 시장 재진출 및 실적 반등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과 공개 발언을 통해 꾸준히 ‘실용 외교’ 노선을 강조해왔다. 윤석열 정부의 가치 외교 중심 정책에서 탈피해 중·러와의 관계를 균형 있게 재정립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그는 “중국과 러시아를 불필요하게 적대시할 필요는 없다”며 실리 중심의 외교 전략을 예고했다.

대선 공약집에서도 한중 관계 안정화를 주요 외교 과제로 제시하며,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심화, 각급 소통체계 구축, 한중일 협력체제의 정례화를 통해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의 안정적 관리에 기여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이 같은 외교 정책의 변화는 그간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았지만 사드(THAAD) 사태, 한한령 등 외교 갈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었던 대형 뷰티기업에 있어 오랜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두 축은 단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 한한령 직후 영업이익이 약 30% 급감했으며, LG생활건강 또한 최근 몇 년간 중국 소비 위축 여파로 실적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이들 기업의 전체 해외 매출 중 중국 비중은 올 1분기 기준 여전히 10~20%대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굵직한 화장품 기업들이 서구권을 공략하면서도 중국시장 회복 여부에 계속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업계는 ‘탈(脫)중국’ 전략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중국은 세계 2위의 화장품 시장이자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수출 대상국인 만큼, 외교 관계 개선과 맞물린 ‘중국 사업의 정상화’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에서다.

실제로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한국 화장품의 중국 수출액은 약 3조54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체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2위인 미국(18.7%)보다 큰 격차다.

이에 양사는 각기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 재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를 내세워 중국 현지에서 ‘명품 화장품’ 이미지를 견고히 다지는 방식으로 가성비 위주의 현지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실제로 설화수는 중국 내 고소득층 소비자를 중심으로 강력한 브랜드 충성도를 보이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 ‘더후(Whoo)’를 통해 왕후 콘셉트의 고급 스킨케어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현지에서 대규모 브랜드 행사와 함께 ‘천기단’ 라인 신제품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외교 행보가 실제로 한중 관계 회복으로 이어진다면, K-뷰티의 전통 강자들은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인 매출 회복은 물론 장기적 성장 전략까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내 산업계 전반에서도 ‘중국 특수’의 현실화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의 글로벌 확장은 필수지만, 중국이라는 거대한 내수형 수출시장의 회복 없이는 외형 성장을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어렵다. 구 시장은 매력적이지만 시장 개척과 브랜드 정착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 중국은 이미 기반이 갖춰져 있어 빠른 실적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새 정부의 실용 외교가 실제 한중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K-뷰티가 다시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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