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가 글로벌 무대에서 기록적인 수출 성과를 거두며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이한 가운데,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잇따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하고 있다. [출처=오픈AI]
K-뷰티가 글로벌 무대에서 기록적인 수출 성과를 거두며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이한 가운데,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잇따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하고 있다. [출처=오픈AI]

K-뷰티가 글로벌 무대에서 기록적인 수출 성과를 거두며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이한 가운데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잇따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하고 있다.

단기 실적 개선에 성공한 중견 화장품사들이 이른바 ‘엑시트(자금 회수)’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시장에서도 ‘지금이 가장 비싸게 회사를 팔 수 있는 시점’이라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은 전년 대비 20.3% 증가한 102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화장품 수출 순위에서도 프랑스,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랐다. 이러한 기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 동향 자료에서도 지난달 화장품 수출액은 10억 달러로 해당 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1분기 누적 수출액도 25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

이처럼 국내 화장품업계가 전례 없는 ‘고점 매각’ 시대에 진입하면서 사모투자펀드(PEF)들도 화장품 포트폴리오의 정리에 나섰다. 수출 호조에 따른 밸류에이션 상향, 사모펀드의 전략적 엑시트 시점 포착, 인수자들의 다양한 옵션 탐색이 맞물리며 몸값을 키운 화장품 중견사들이 M&A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이다.

우선 인터미디어트캐피털그룹(ICG)은 색조 화장 부자재 전문업체 ‘비엘비’의 매각을 진행 중이다. 비엘비는 에스쁘아, 클리오, 어뮤즈 등 국내외 색조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2018년 전환우선주 73%를 확보한 데 이어 2021년에는 창업주 지분 27%까지 사들인 덕에 현재 이 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이스트브릿지도 화장품 브랜드 ‘듀이트리’ 매각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10년 설립된 듀이트리는 달팽이크림 등으로 MZ세대 여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인지도를 쌓은 기업이다.

딜로이트 안진이 매각 주관을 맡았으며, 대상 지분은 이스트브릿지 외 현대차증권 및 창업주 문시언 대표가 보유한 100%다. 시장에서는 듀이트리에 대한 기업 가치를 300억~350억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 1위 마스크팩 OEM 업체인 ‘지디케이화장품’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이 회사의 지분을 보유한 JKL파트너스, 퀸테사인베스트먼트, 헤임달프라이빗에쿼티 등 PEF들이 IPO(기업공개)와 M&A를 동시에 고려하며 물밑 논의를 진행 중인데, 엑시트 후 손이 바뀐 상태에서 IPO가 진행될 가능성이 커서다.

지디케이화장품은 ‘메디힐’ 브랜드의 생산사로 잘 알려져 있으며, 아모레퍼시픽·참존화장품 등 다양한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12억원, 영업이익 73억원을 기록했으며, 주력 상품 단가가 지속 상승하면서 수익성 개선도 두드러졌다.

이미 마무리된 M&A도 있다. 지난 5월 어센트에쿼티파트너스는 색조 ODM 전문업체 씨앤씨인터내셔널을 총 285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어센트에쿼티파트너스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보통주 361만5960주(주당 4만100원)를 인수한 데 이어, 배은철 회장 일가의 구주 약 20%도 별도 매입해 지분율 41%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색조 중심에서 스킨케어·하이브리드 화장품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실적 부진으로 구조조정 수단으로 M&A가 활용됐다면, 최근에는 수출 호황과 수익성 개선이 반영된 고평가 상태에서 엑시트를 노리는 매각이 주류”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지금이 자본 회수의 적기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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