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E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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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이 사상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어섰다. 수익률은 개인형IRP, DC형 순으로 높았다. 연금 수령 비중도 사상 처음으로 일시금을 앞질렀다.

9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43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49조3000억원(12.9%) 늘어난 수치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9년 221조원에서 매년 10% 이상씩 증가해 5년 만에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제도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이 214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확정기여형·기업형IRP(DC)가 118조4000억원, 개인형IRP가 98조7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IRP는 전체의 22.9% 비중을 차지해, 1년 전 17.7%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운용 방식별로는 여전히 원리금보장형이 주류였다. 전체 적립금의 82.6%(356조5000억원)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몰려 있었고, 실적배당형은 75조2000억원(17.4%) 수준이었다.

그러나 DC형과 IRP를 중심으로 실적배당형 자산 비중이 늘면서 전년 대비 실적배당형 금액은 53.3% 증가했다.

실적배당형 상품 가운데서는 생애주기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TDF(타깃데이트펀드)의 비중이 높았다. ETF 투자에서는 국내보다는 미국지수 추종 ETF가 중심이었다.

퇴직연금 전체의 2024년 연간 수익률은 4.77%로, 전년(5.3%)보다는 다소 낮았지만 최근 5년(2.86%)과 10년(2.31%)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운용 방식별 수익률은 실적배당형이 9.96%로 원리금보장형(3.67%) 대비 약 3배 높았다.

제도별 수익률을 보면 IRP가 5.86%로 가장 높았고 DC형이 5.18%, DB형이 4.04%였다. 실적배당형 비중이 높을수록 수익률도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은행과 보험사 퇴직연금 상품의 80% 이상이 4% 이하 수익률에 머문 반면, 증권사의 경우 연 10% 초과 수익률을 기록한 비중이 31.7%에 달했다. 특히 증권사 IRP 상위 가입자들은 평균의 3배 이상 실적배당형 자산 비중을 보였고, 이들 계좌의 90% 이상은 실적배당형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퇴직연금 수령 방식도 점차 연금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퇴직연금 수령을 시작한 57만3000개 계좌 가운데 연금 수령 비율은 13.0%(7만4000좌)로, 전년보다 2.6%포인트 상승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총 19조2000억원 중 10조9000억원(57%)이 연금으로 수령돼 일시금 수령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다만 계좌당 평균 연금 수령액(1억4694만원)은 일시금(1054만원)보다 월등히 많아, 자산 규모에 따라 수령 방식이 갈리는 경향이 뚜렷했다.

전체 가입자의 수익률 중간값은 3.2%로 평균값(4.77%)보다 낮았다. 특히 DB형의 경우 85.3%가 2~4% 수익률 구간에 몰렸고, DC형과 IRP도 각각 67.2%, 53.7%가 이 구간에 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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