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지만 금융소비자가 체감하는 금리 인하 효과는 미미할 전망이다. [사진출처=연합]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지만 금융소비자가 체감하는 금리 인하 효과는 미미할 전망이다. [사진출처=연합]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지만 금융소비자가 체감하는 금리 인하 효과는 미미할 전망이다.

각 은행들이 가계대출 수요를 조절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유지해 대출금리 인하 폭을 최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다수의 주담대 차주들이 고정형 상품을 선택하고 있어 코픽스 인하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33~5.88%로 집계됐다. 전날 연 3.74%~5.93%보다 금리 상단은 0.05%p, 금리 하단은 0.41%p 내린 수준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지난 16일 연 4.09~5.49%에서 이날 기준 연 4.02~5.42% 내렸다.

우리은행 변동금리도 연 4.01~5.51%에서 연 3.94~5.44% 금리가 적용돼 금리 하단이 3%대로 내려왔다. 농협은행 역시 주담대 변동금리가 연 3.38~5.93%에서 연 3.33~5.88%로 조정됐다.

이는 전날 공시된 5월 신규취급액 코픽스 금리가 반영되면서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전날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5월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2.63%로 전월 대비 0.07%p 떨어졌다.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연속 하락세이며 2022년 6월(2.38%)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잔액기준 코픽스는 3.14%로 전월 대비 0.08%p,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2.71%로 전월 대비 0.05%p 떨어졌다.

시장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며 대출자의 이자부담은 소폭 줄었지만 국내 기준금리가 2.25%인 상황을 감안하면 금융소비자가 체감하는 주담대 금리 하락세는 더딘 상황이다.

은행권에선 대출 수요가 급증할 수 있어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보수적인 대출운용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작년 하반기 가계대출 관리 명목으로 가산금리를 높였던 은행들이 이를 여전히 유지하면서 대출금리 인하폭은 제한된 상황이다.

또 다음달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를 분산하기 위함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전후로 부동산 '영끌' 바람이 불고 있는데 특정 은행으로 가계대출이 쏠리는 현상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며 "가계대출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지 않도록 금리 역시 완만하게 내려가게 조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대다수의 대출자들이 고정형 주담대를 선택해 코픽스 하락세의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신규 주담대 중 약 90%는 '고정형' 상품이고 코픽스 하락이 반영되는 변동형 주담대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이 대출의 안정성 차원에서 고정형 주담대를 장려하고, 이에 각 은행들이 금리 차이를 조정해 고정형 대출 금리를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유도를 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하락하고 있으나 대다수의 차주가 고정형 대출 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만큼 금융소비자가 느끼는 체감금리는 더디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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