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NH농협금융지주]
 [출처=NH농협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가 이재명 대통령의 20대 대선 후보시절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한 송두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 일찌감치 대선 흐름을 읽고 본격적인 이찬우 회장 체재에 돌입한다. 최근 농협금융지주는 핵심 계열사 농협은행에 대규모 유상증자로 지원 사격했다. 이찬우 회장·강태영 행장 체제가 안정화됐다는 평가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대선 전인 지난달 초 민주당대표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 20대 대선때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 공정금융특보단 공동단장 등을 지낸 송두한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송 이사는 과거 NH금융연구소장도 지낸 바 있어 연착륙 가능했다. 그는 6연임에 성공한 최장수 연구소장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정부와 농협중앙회와 긴밀하게 협업해야 하는 농협금융의 특성상 불가결한 인사로 풀이하고 있다. 그는 민주금융포럼 대표 시절 서민금융 개혁을 강조하는 등 이재명 정부의 현재 경제정책 방향성을 방향성과 맞닿아있다.

송 이사는 미국 템플대에서 경영학 학사, 재무학 석사, 금융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정책통으로 거시경제 부문에 정평이 나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계엄 사태 이후 일찌감치 정권 변화 분위기를 감지했다. 올해 초에는 친 민주당 인사로 분류되는 이찬우 회장을 선임해 전력을 재정비했다.

이 회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시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지냈다. 21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이용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동생이라는 점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후 여러 기관에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지만 수년을 물러나 있었다.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손병환 전 회장을 제외하고 통상 금융 경제 관료나 출신이 자리하는 게 최근 10여년 간의 관행이다. 농협금융이 사실상 정책금융 기능을 하고 농업금융 지원 역할을 하다보니 정권 의중이 반영될 수 있는 포지션으로 여겨진다. 농협은 정부와 조율할 일이 많다보니 정무적 감각과 전문성을 겸비한 관료 출신이 각광받았다. 

올해 초 농협금융지주 회장 인선 당시에는 계엄 사태로 무정부 상황이나 마찬가지였고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이 큰 분위기였던 만큼 그 누가 쉽사리 도전하기도 어려운 자리였다. 

힘 실리는 농협은행 …대규모 유증으로 디지털 대전환 실탄

농협은행도 농협금융지주의 힘을 받아 4000억원대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3년여 만의 대규모 유증이다. 지배구조상 농협은행의 순익의 상당 부분을 농협중앙회에 배당으로 올려보내는 구조를 의식한 결과로도 해석된다. 금융감독원도 올해 초 농협금융 정기검사 결과에서 이 같은 구조를 지적하기도 했다.

어찌됐든 이번 실탄 마련으로 농협은행은 자본비율을 개선하면서 강태영 농협은행장이 취임때 부터 강조해 온 디지털 전환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은행 비중이 77%에 달하는 등  은행 의존도가 높다. 최근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농지 피해가 커 NH농협손보의 실적이 직격탄을 맞는 등 현 계열사로는 비은행의 부침에 취약하다. 농협금융은 일단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농협은행의 비이자 이익 확대와 체질 개선을 위해 디지털 전환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 

농협은행은 LGCNS와 협력해 생성형 AI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은 다양한 AI 모델을 통합해 직원들의 문서 작성, 마케팅 자료 준비, 보고서 작성 등 업무 전반을 지원하고, 'AI 추천 어시스턴트 서비스'를 통해 고객 맞춤형 금융 상품을 추천하고 대화형 설명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플랫폼 통합 작업도 본격화됐다. 농협은행은 올원뱅크와 스마트뱅킹 앱을 통합해 슈퍼앱으로 전환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프라이빗 클라우드 전환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디지털리딩뱅크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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