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 이미지. [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6768_681758_317.png)
미국 철강 시장을 놓고 한국과 일본이 상반된 전략으로 맞붙는다.
미국의 50% 고율 관세 대응을 위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투자를 통해 현지 생산거점을 확보하려는 정공법을 택했다. 반면, 일본은 미국 철강 기업을 통째로 인수한 것. 이에 따라 한국 철강 산업이 경쟁력 측면에서 일본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허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일본제철은 2023년부터 US스틸 인수를 추진했으나,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잇따라 반대했다. 일본제철은 이 거래 성사를 위해 미국에 본사 이전, 사명 변경 등 거부권에 대한 ‘황금주’를 부여했다. 거래 규모는 140억 달러(한화 15조원)다. 또 2028년까지 140억 달러 추가 투자도 약속했다.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를 통해 연간 5782만 톤의 조강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세계 3위 중국 안강그룹(5955만 톤, 2024년 기준)을 위협하는 수치다.
반면,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미국 현지에 제철소를 건립한다.
현대차그룹 주도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간 270만 톤(자동차 강판 180만 톤, 일반강 90만 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한다. 투자액은 약 8조 5000억원이다. 여기에 포스코그룹도 지난 4월 현대차그룹과 ‘철강 및 이차전지 분야 상호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제철소 건설에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문제는 속도다. 루이지애나 제철소의 가동 목표는 2029년으로, 향후 최소 4년 동안은 미국 시장에서 경쟁할 전초기지가 사실상 없는 셈이다. 생산 능력 면에서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크게 못 미친다. US스틸의 연간 조강 생산량은 1418만 톤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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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 업계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7일 포항2공장을 무기한 휴업에 돌입했다. 고정비 부담으로 가동할수록 손해가 커지는 구조 때문이다. 포스코도 제강 및 선재공장 두 곳을 폐쇄했다.
이 같은 위기의 근본 원인은 세계 철강 수요 감소, 글로벌 공급 과잉,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 그리고 미국의 철강 고율 관세 강화 등 네 가지로 요약된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제철의 공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은 한국 철강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정치적 설득과 대규모 인수로 미국 시장을 선점하는 사이, 우리는 아직 관세 협상조차 진전이 없다”며 “정부가 철강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규제 완화, 전기료 인하, 국산 철강 사용 확대 등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