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공정 [출처=포스코]
철강 공정 [출처=포스코]

세계 철강판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저가 공세로 세계 철강 산업의 주도권을 쥔 중국에 이어, 이제는 일본까지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전면전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공식화한 것.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제철 회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10년 안에 조강 생산량을 60% 늘려 연간 1억톤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일본제철은 지난달 미국 철강기업 US스틸을 141억 달러(약 19조 400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일본제철과 US스틸 조강 생산량은 각각 4364만톤, 1418만톤이다.

총 5782만톤으로 일본제철은 단숨에 전 세계 조강 생산량 4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는 세계 3위 중국 안강그룹(5955만톤)을 바짝 추격하는 수치다.

중국 철강의 가격 경쟁에 일본도 합류하게되는 셈이다.

일본제철의 이 같은 ‘몸집 키우기’ 전략은 단순한 생산량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2028년까지 US스틸에 110억 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하고, 일본에서 기술자 40명을 파견한다.

미국 내 생산기지 현대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 전략 등 품질 개선에도 주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 철강 기업은 미래 경쟁력으로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소재 기반의 고부가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대량생산을 앞세운 저가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을 위해서였다.

일본이 조강 생산량을 늘리고, 품질 확대에 나서는 것에 대한 위기감이 나온다.

여기에 현대제철은 포스코그룹과 함께 미국 현지 제철소 건립을 추진 중이지만, 연간 생산 270만톤(자동차 강판 180만톤, 일반강 90만톤) 규모에 불과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저가 공급으로, 일본 역시 대량 생산과 기술을 앞세운다면, 한국은 더욱 빠른 구조 고도화와 기술 혁신을 강요받게 된다”며 “우리나라는 기술은 기본이고, 생산 능력의 전략적 배분과 해외 시장 포트폴리오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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