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 이미지. [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7010_682023_5249.png)
국내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지난 2021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처음 선보인 이후 한동안 독점 체제를 유지했던 금 현물 ETF 시장에 최근 들어 삼성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까지 잇달아 진입하며 경쟁 구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금값 고공행진이 맞물린 가운데 각 사가 앞다퉈 상품을 출시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단순한 수익률뿐 아니라 구조와 비용, 투자 방식 등 핵심 요소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 ETF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금 현물 ETF’를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출시하며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늘어나고 있다.
금 현물 ETF는 실물 매입과 보관 등 복잡한 절차가 요구돼 진입장벽이 높아 그간 시장에 출시된 상품은 한투운용의 ‘ACE KRX금현물 ETF’가 유일했다.
한투운용은 KRX, 한국예탁결제원과 협력해 ‘KRX 금현물지수’를 직접 설계하고 이를 기반으로 ETF를 출시했다. 해당 지수는 1kg 금 현물 가격에서 보관비용을 차감한 수익률을 반영하며, 원·달러 환율 변동이 반영된 원화 기준 수익률을 제공한다. 금 실물을 직접 보유한 것과 유사한 투자 효과를 제공하는 구조다.
출시 초기 주목받지 못했던 이 ETF는 최근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급부상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금 투자 수요를 자극한 것이다.
ETF 순자산은 지난 연말 6228억원에서 1조3021억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개인 순매수액만 올해 누적 2868억원에 달해 국내 원자재 ETF 중 최상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ODEX 골드선물(H)’과 ‘TIGER 골드선물(H)’에 대한 개인 순매수액은 각각 120억원, 60억원에 그쳤다.
이같이 개인 투자자들의 금 현물 ETF에 대한 선호도가 확연히 드러나며 자산운용사들은 잇달아 금 현물 ETF 시장에 진입 중이다.
KRX 추종형 vs 해외 ETF 편입형
구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국내 금 현물 시장(KRX)을 직접 추종하는 직접투자형 ETF이며, 다른 하나는 글로벌 금 ETF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상품이다.
직접투자형은 한투운용의 기존 상품 외에 미래에셋운용이 출시 예정인 ‘TIGER KRX금현물 ETF’가 있다. KRX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실물 금 가격을 그대로 따라가며, 보관비용을 제외한 수익률을 제공한다.
두 상품의 운용 구조는 같으며 이미 한투운용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만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낮은 보수를 내세워 연금 투자자 중심으로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전일 상장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금액티브’와 신한자산운용의 ‘SOL 국제금’은 SPDR, iShares, abrdn 등 해외 금 ETF에 분산 투자하는 구조다. 직접 금을 사서 보관하는 대신 글로벌 금 시세를 추종하는 ETF를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간접적으로 시세를 반영하는 것이다.
직접투자형은 보관비용 외 별도 수수료가 단순한 구조인 반면 재간접형은 국내 ETF의 운용보수와 함께 편입된 글로벌 ETF의 보수까지 이중으로 발생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삼성운용의 ‘KODEX 금액티브’나 신한운용의 ‘SOL 국제금’은 각 편입 ETF의 운용비용을 투자자가 간접적으로 떠안는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기타 비용은 연 0.15% 수준”이라고 설명했지만, 장기 투자 시 누적 비용 부담은 클 수 있다. 금 시세가 오르더라도 이중 비용 구조 탓에 수익률 반영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금 가격 자체만큼이나 중요한 변수는 환율 노출 여부다. 국내 금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상품은 원화 기준 수익률이 적용되며, 원·달러 환율에 따라 손익도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원화 약세(환율 상승) 시 국내 금 현물 ETF 수익률은 상승 폭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환율이 하락하면 금값이 올라도 실제 수익률은 제한적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총 4개의 ETF 중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금액티브’만이 유일하게 액티브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출시 초기 재간접형으로 출시했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직접투자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금 현물 ETF라고 모두 같은 구조가 아니며 투자 목적과 기간, 환율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며 “장기 보유와 환율 리스크 회피가 목적이라면 재간접형 ETF가, 시세 추종과 단순한 수익 구조를 원한다면 직접투자형 ETF가 적합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