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주최 'AI를 활용한 중독예방콘텐츠 제작 공모전'. [출처=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홈페이지 캡처]]
 성남시 주최 'AI를 활용한 중독예방콘텐츠 제작 공모전'. [출처=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홈페이지 캡처]]

게임사가 밀집해 있는 경기 성남시에서 시와 산하 위탁기관이 게임을 술·마약·도박과 같은 '4대 중독' 물질로 규정한 공모전을 추진하면서 게임 협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게임문화재단, 게임인재단,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게임정책학회, 한국인디게임협회, 한국e스포츠협회는 18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태에 관계된 최고위 책임자의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성남시는 국내 게임산업 생태계의 중심지로 게임산업 종사자가 4만4천여명에 이르고, 성남시 전체 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77%가 게임일 정도로 게임산업을 통해 고용과 수출을 동시에 견인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전히 게임산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흠집 내려는 시도들이 끊이지 않아 깊은 안타까움을 넘어 심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단체들은 "이러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게임을 질병으로 간주하여 국민들에게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뿐만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수많은 이용자를 '환자'로 낙인찍고,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자존감마저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개탄했다. 

단체들은 공모전 백지화 또는 인터넷 제외를 포함한 전면 재검토, 책임자의 공식적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앞서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는 이달 초 홈페이지에 'AI를 활용한 중독예방콘텐츠 제작 공모전'을 게시했다.

당시 지원센터는 공모 주제로 지원센터 홍보와 '중독폐해 없는 건강한 성남'에 더불어 '4대 중독(알코올, 약물, 도박, 인터넷게임) 예방'을 명시했다. 공모 주최는 성남시로 명시돼있었다.

게임업계에서는 '한국 게임 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성남시가 사회적 논란이 있는 표현을 꺼내 들어 게임을 마약과 같은 중독 물질로 규정하려고 시도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성남시는 문제의 공모전 개요 속 '인터넷게임'을 '인터넷'으로 수정하고 행사를 강행하기로 했다.

성남시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경기도가 배부한 보건복지부의 2025년 '정신건강사업안내'에 알코올, 마약류, 도박, 인터넷 게임을 중독 유형으로 명시하고 있어 이를 그대로 반영해 공모주제를 선정했다"면서 "다만, 특정 용어를 두고 사실과 다른 해석이 제기돼 정확한 취지를 알리기 위해 표현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남시가 인터넷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정했다는 일부의 해석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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