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7일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에 위치한 광주e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K-콘텐츠 e스포츠 LEVEL UP!' e스포츠 산업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게임 업계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강유정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7일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에 위치한 광주e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K-콘텐츠 e스포츠 LEVEL UP!' e스포츠 산업 현장간담회에 참석해 게임 업계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강유정 의원실]

여야 대선 주자들이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말하고 있지만 'e스포츠 산업' 육성에 치우치고 있다. 게임업계의 명운이 달린 '질병코드 등재 저지'는 화두에도 오르지 않고 있어 알맹이가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지난 17일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에 위치한 광주e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K-콘텐츠 e스포츠 LEVEL UP!' e스포츠 산업 현장간담회에서 게임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산업 현안과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는 이 후보의 광주·전남 지역 유세 일정 중 하나로 마련됐다.

이 후보는 "e스포츠가 지금 하나의 산업이자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는데, 기성세대가 '이거 게임하면 애 망치는데'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다"며 "게임 산업은 더 이상 일탈이 아닌 문화 산업"이라며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이어 "두 번째로 우리 게임 산업의 성장세가 위축된 듯 하다"며 "한때 세계 최강이었는데 산업으로의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산업 자체를 지원, 양성해야 하고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만약에 집권하면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문화 산업을 육성하는 건데, e스포츠도 일종의 스포츠이기도 하니 문화 산업이기도 하다"며 "문화 산업 양성·육성 측면에서도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콘텐츠나 e스포츠 시설 이용이나 선수 양성 등 잠재 시장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이 후보와 비슷하게 e스포츠 육성과 지원을 들고 나왔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e스포츠 지역리그의 성공적 정착 및 발전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e스포츠는 청년에게 진로이고 지역에는 일자리이자 국가에는 전략 산업"이라며 "지역리그 정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제"라고 밝혔다. 

게임 산업 발전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에 뒤처지고 있는 게임 산업의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콘텐츠 제작 환경의 다양성·창의성을 저해하는 게임 사전검열 제도를 폐지하고, 이용자 선택과 민간 자율 중심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들의 게임 산업 공약이 e스포츠 산업 지원·육성에 편중돼 있고, 정작 게임 질병코드 등재 관련 내용은 언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WHO는 지난 2019년 게임 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보고 국제질병분류 최신판(ICD-11)에 이를 반영했다. 정부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체계(KCD)에 게임 이용 장애를 편입시키질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새 정부에서 게임 질병코드 등재를 막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영기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지난달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서 양대 정당에 몇 가지를 대선 공약 또는 공약으로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게임을 중독·질환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질병코드가 도입되면 관리나 규제의 대상이 되고, 특히 e스포츠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이 부분은 아직 과학적으로도 의학적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기 때문에 충분한 검증과 논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52시간제 완화도 업계의 바람 중 하나다. 직무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적용된 주 52시간제가 게임 개발력 등 경쟁력을 떨어트린 것이다.

중국 게임업계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996 근무제(오전 9시~저녁 9시, 주 6일 근무)'를 도입해 급성장했다. 개발력을 쏟아부은 결과 지난해 중국 게임사 게임사이언스는 '검은신화:오공'을 개발해 메가 히트를 쳤다. 이 게임은 중국에서 개발된 첫 '트리플 A 게임'(대규모 제작비가 들어간 고품질 게임)이다. 작년 8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2000만장 이상 판매돼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같은 필드에서 경쟁하려면 주 52시간제를 풀어야 한다"며 "게임 산업은 집중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제작해야 하는데 주 52시간 제도는 실제적으로 업계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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