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범 넷마블 AI&Tech Lab 팀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 1관 2층 스튜디오에서 열린 EBN '게임산업, AI 입다' 포럼에서 발표에 나서고 있다. [출처=권영석 기자]
박성범 넷마블 AI&Tech Lab 팀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 1관 2층 스튜디오에서 열린 EBN '게임산업, AI 입다' 포럼에서 발표에 나서고 있다. [출처=권영석 기자]

넷마블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며 게임·콘텐츠 제작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정밀 디지털 휴먼부터 감정 기반 아바타, 자동화된 3D 콘텐츠 제작에 이르기까지 첨단 기술은 게임·메타버스·영화·공연 등 다양한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박성범 넷마블 AI&Tech Lab 팀장은 19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 1관 2층 스튜디오에서 열린 EBN '게임산업, AI 입다' 포럼에서 "AI는 감정 표현과 사용자의 창작 활동을 돕는 핵심 동력"이라며 "현실 세계와 게임 세계가 '데이터'와 '가치'를 주고받는 구조로 점점 더 연결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게임은 더 이상 단순 소비 공간이 아닌 유저가 직접 즐기고(Play), 만들며(Create), 소통(Communicate)하는 콘텐츠 창작 생태계"라며 "생성형 AI는 이를 더욱 실감나고(high-fidelity), 저렴하며(affordable), 조작 가능하고(controllable), 감정까지 전달할 수 있도록(emotional) 진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실 세계와 게임 세계의 연결…"콘텐츠는 데이터의 흐름"

발표 첫 번째 섹션에서는 '현실 세계 vs 게임 세계'라는 주제 아래, 사용자의 창작 활동이 게임 안에서 실현되고 이로부터 다시 가치가 현실로 바뀌는 구조가 제시됐다.

박 팀장은 "게임은 이제 사용자가 다채로운 콘텐츠를 즐기고 직접 만들며, 이를 다른 이들과 소통하는 세계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성형 AI 기술이 실사형 표현(high-fidelity), 감정 표현(emotional), 사용자 제어성(control), 비용 효율성(affordable) 등 네 가지 핵심 축을 중심으로 정교하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3D 인간 표현(3D Human Representation)' 기술의 진보가 상세히 다뤄졌다. 박 팀장은 실제 기업들의 기술 사례를 통해 AI 기반 고정밀 디지털 휴먼 구현 방식이 어떻게 현실화되고 있는지를 소개했다.

먼저 구글의 볼류메트릭 휴먼 캡처 기술은 300개 이상의 LED·IR 광원과 50대 이상의 RGB·IR 카메라를 동원해 사람의 모습을 360도 고정밀로 캡처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The Relightables'라는 프로젝트에서 공개됐으며, 사실적인 3D 인간 표현의 선도 사례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혼합현실 캡처 스튜디오는 120대의 RGB-D 카메라를 활용해 인물의 동적인 움직임까지 3D로 기록한다. 이 기술은 미국 NBC 방송에서 방영된 Coldplay와 BTS의 협연 무대에 실제 적용돼, 실사와 가상의 융합 가능성을 선보였다.

또 NeRF(Neural Radiance Field) 기반 아바타 생성 기술은 일반 카메라만으로도 고해상도 3D 인간 모델을 생성할 수 있는 기술로, 'HumanNeRF'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됐다. 이는 전문 장비 없이도 누구나 고정밀 디지털 아바타를 생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박 팀장은 "이들 기술은 모두 감정 표현 가능성, 제어 용이성, 고화질 재현력, 비용 효율성이라는 네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한다"며 "게임은 물론 영상·공연·메타버스 등 실사 기반 가상 콘텐츠 제작으로도 폭넓게 확장될 수 있다"고 전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이미지, 비디오, 3D 콘텐츠 자동 생성 기술을 소개하며 이를 통해 게임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크리에이티브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강조했다.

텍스트 프롬프트 활용 고품질 이미지 생성 + 에디팅. [출처=넷마블]
텍스트 프롬프트 활용 고품질 이미지 생성 + 에디팅. [출처=넷마블]

이미지 생성 부문에서는 'Stability.ai'의 사례를 통해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도 고품질 이미지를 생성하고, 특정 부위를 자연스럽게 편집하는 '이미지 인페인팅' 기술을 소개했다.

박 팀장은 "예를 들어 '풀밭에서 뛰노는 행복한 강아지' 또는 '화성의 일몰을 배경으로 선 우주인'과 같은 문장만 입력해도 바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디오 생성 기술은 더욱 복잡한 문장을 입력하면 정교한 영상까지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는 또 "어깨까지 내려오는 곱슬 머리를 가진 자신감 넘치는 남성이 좁은 산길을 걸어가는 장면"이라는 예시를 통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바람에 흩날리는 옷자락과 자연광, 영화적 구도까지 반영된 고해상도 4K 영상이 생성되는 사례를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3D 콘텐츠 생성 분야에서는 이미지·시점·텍스트 정보를 융합해 일관된 입체 모델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AI 기술이 소개됐다.

■게임 제작 현장서도 'AI 조수' 등장

넷마블은 실제 게임 개발 단계에서도 AI를 적극 도입 중이다. 디테일 보정이나 컨셉 아트 생성 작업에서 인간이 영역을 설정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면, AI가 반복 작업과 고해상도 확장을 담당한다.

인-게임 아레나 도안의 디테일 보정. [출처=넷마블]
인-게임 아레나 도안의 디테일 보정. [출처=넷마블]

박 팀장은 "해당 구조는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조수로서 협업해 결과물의 품질은 높이고 작업 시간은 단축하는 구조"라며 스케치 단계부터 AI가 함께 작업한 컨셉 아트 제작 사례를 공개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감정 표현형 3D 인간' 기술이다. 박 팀장은 "제스처와 얼굴 표정을 감정 코드로 분석해 AI가 자연스럽고 실감나게 표현하는 시대가 왔다"며 메타(Meta)의 포토리얼 제스처 표현과 감정 코드를 포함한 얼굴 애니메이션 생성 구조 등과 같은 최신 기술도 소개했다.

이러한 기술은 메타버스·영화·게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적용될 수 있으며, 감정 몰입형 콘텐츠 제작을 현실화하고 있다는 게 박 팀장 설명이다.

박성범 넷마블 AI&Tech Lab 팀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 1관 2층 스튜디오에서 열린 EBN '게임산업, AI 입다' 포럼에서 발표에 나서고 있다. [출처=권영석 기자]
박성범 넷마블 AI&Tech Lab 팀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 1관 2층 스튜디오에서 열린 EBN '게임산업, AI 입다' 포럼에서 발표에 나서고 있다. [출처=권영석 기자]

■"AI는 창작의 도구 아닌 파트너"…넷마블의 비전

박 팀장은 "AI는 콘텐츠 제작에서 반복 작업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의 동반자로 진화하고 있다"며 "AI는 창의적 표현과 감정 전달의 핵심 매개체로 자리잡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감형 표현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감정 제어·표현 같은 고도화된 기능에서도 AI의 역할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AI는 감정을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제어성과 표현력에서 인간의 창작을 능동적으로 보완하며, 새로운 형태의 직업 창출 도구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를 허물며 사용자가 감정까지 담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앞으로 생성형 AI 기술을 게임 제작은 물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박 팀장은 마지막으로 "AI와 인간의 협업은 콘텐츠 산업의 미래 표준"이라며 "기술이 아닌 창작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은 EBN 25주년 창간 기념으로 마련됐다. 국내 게임업계 AI 전문가들이 관련 산업의 미래를 조망했다. 

크래프톤 AI 트랜스포메이션 김도균 팀장이 'AI 네이티브 시대 도래, 인간의 창의적 역할 재정의'를, 넷마블 AI 비전 박성범 팀장이 'AI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기술'을, 엔씨소프트(NC AI) 나규봉 팀장이 'AI가 그리는 게임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 영상은 EBN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ebn9226)에 업로드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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