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규봉 NC AI 사업팀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 내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게임 산업, AI 입다'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이경은 기자]
나규봉 NC AI 사업팀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 내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게임 산업, AI 입다'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이경은 기자]

"인공지능(AI)를 잘 쓰면 직접 하긴 귀찮은 일은 AI에 맡겨 간소화하고 더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어 창의력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 "생성형 AI 기술의 등장으로 개인의 역할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되고 있습니다."

게임업계 AI 전문가들이 19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 1관 2층 스튜디오에서 열린 EBN '게임산업, AI 입다' 포럼에서 AI로 생산성과 창의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 NC AI, 게임 넘어 패션·콘텐츠로 AI 서비스 확대 

나규봉 NC AI 사업팀장은 "AI를 활용하면서 창작의 과정이 간소화되기 때문에 효능감을 바로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며 "예를 들어 아트나 비주얼의 경우 아주 어렵거나 정성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데 신경쓰면 퀄리티가 올라가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이를 AI로 자동화·간소화하면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여력, 즉 창의력이 더 높아지는 그런 상황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NC AI는 실무에서 필요한 작업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개별 상황에 맞게 AI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사업 영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이 패션이다. 게임 캐릭터의 옷을 고르고 디자인을 변경하는 기능을 패션 회사의 신상품 기획에 적용한 것이다. 

나 팀장은 "초반에 기획된 날 것의 디자인에 AI를 적용하면 그럴싸한 옷의 모양이 나오게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며 "이후 고객사가 '색상 변경할 수 있나요?' 등 수정에서 나아가 '모델이 있는 것처럼 모델을 생성해서 옷을 입혀 주세요', '광고 촬영처럼 배경을 만들어 합성해 주세요' 라고 요청해 AI를 상품 기획 단계부터 최종 광고까지 쓸 수 있도록 진화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NC AI의 패션 AI 서비스는 안다르, F&F 등에 공급됐다. 

나 팀장은 "AI가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바꿀 뿐만 아니라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AI를 잘 적용하는 회사가 선택받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 크래프톤, AI 기반 게임 제작 워크플로우 표준 수립

김도균 크래프톤 AI 트랜스포메이션 팀장은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 1관 2층 스튜디오에서 열린 EBN ‘게임산업, AI 입다’ 포럼 연사로 참석해 발표하는 모습. [출처=EBN]  
김도균 크래프톤 AI 트랜스포메이션 팀장은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 1관 2층 스튜디오에서 열린 EBN ‘게임산업, AI 입다’ 포럼 연사로 참석해 발표하는 모습. [출처=EBN]  

김도균 크래프톤 AI 트랜스포메이션 팀장은 게임 산업에서는 AI 전환이 필수적"이라며 "노동집약적인 게임 산업의 구조와 디지털 그리고 복잡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AI의 역할이 '도구'를 넘어 자율적으로 과업을 수행하는 '동료'로 진화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와 같은 미래를 실현할 핵심 요소에는 'AI 에이전트(Agent)'와 'MCP(Model-Context-Protocol)'가 있다.

AI 에이전트는 자연어 지시를 이해하고 특정 전문 분야의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MCP는 'AI용 통합 통신 규약'이다. AI 에이전트가 슬랙, 컨플루언스, 유니티, 언리얼 엔진 등 다양한 외부 툴, 데이터베이스와 자유롭게 소통하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김 팀장은 "많은 분들이 생성형 AI를 게임 제작 환경에서 사용하고 계실 걸로 예상된다"며 "생성형 AI 기술의 등장으로 개인의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크래프톤은 게임 제작 과정 내 생산 능력을 극대화 하고자 AI 기반의 게임 제작 워크플로우 표준을 수립하고 있다. 

김 팀장은 "2D 콘셉트인 아트 워크플로어의 경우 AI가 도입된 이후 내가 원하고 상상하는 이미지를 프롬프트나 미드저니 같은 곳에 입력하게 되고 수천 장을 뽑은 다음 내가 상상했던 것과 가장 가까운 이미지를 선정한다"며 "선정된 이미지를 기반으로 에디팅을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크래프톤이 AI 기반의 제작을 진행하면서 회사 업무의 능률도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 스튜디오 아트를 예로 들면 기존 업무 16시간 정도 걸리던 영상이나 이미지 제작 작업을 단순하게 1시간 정도로 단축시켜 줬다"며 "이제 개인이 이미지 생성 AI 기술툴의 도움을 받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넷마블, 게임 제작에 AI를 '조수'로 

박성범 넷마블 AI&Tech Lab 팀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 1관 2층 스튜디오에서 열린 EBN '게임산업, AI 입다' 포럼에서 발표에 나서고 있다. [출처=권영석 기자] 
박성범 넷마블 AI&Tech Lab 팀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 1관 2층 스튜디오에서 열린 EBN '게임산업, AI 입다' 포럼에서 발표에 나서고 있다. [출처=권영석 기자] 

넷마블은 실제 게임 개발 단계에서도 AI를 적극 도입 중이다. 디테일 보정이나 컨셉 아트 생성 작업에서 인간이 영역을 설정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면, AI가 반복 작업과 고해상도 확장을 담당한다.

박성범 넷마블 AI&Tech Lab 팀장은 해당 구조는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조수로서 협업해 결과물의 품질은 높이고 작업 시간은 단축하는 구조"라며 스케치 단계부터 AI가 함께 작업한 컨셉 아트 제작 사례를 공개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감정 표현형 3D 인간' 기술이다. 박 팀장은 "제스처와 얼굴 표정을 감정 코드로 분석해 AI가 자연스럽고 실감나게 표현하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술은 메타버스·영화·게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적용될 수 있으며, 감정 몰입형 콘텐츠 제작을 현실화하고 있다는 게 박 팀장 설명이다.

박 팀장은 "AI는 콘텐츠 제작에서 반복 작업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의 동반자로 진화하고 있다"며 "AI는 창의적 표현과 감정 전달의 핵심 매개체로 자리잡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감형 표현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감정 제어·표현 같은 고도화된 기능에서도 AI의 역할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AI는 감정을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제어성과 표현력에서 인간의 창작을 능동적으로 보완하며, 새로운 형태의 직업 창출 도구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은 앞으로 생성형 AI 기술을 게임 제작은 물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박 팀장은 "AI와 인간의 협업은 콘텐츠 산업의 미래 표준"이라며 "기술이 아닌 창작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EBN 25주년 창간 기념으로 마련됐다. 국내 게임업계 AI 전문가들이 관련 산업의 미래를 조망했다. 크래프톤 AI 트랜스포메이션 김도균 팀장이 'AI 네이티브 시대 도래, 인간의 창의적 역할 재정의'를, 넷마블 AI 비전 박성범 팀장이 'AI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기술'을, 엔씨소프트(NC AI) 나규봉 팀장이 'AI가 그리는 게임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 영상은 EBN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ebn9226)에 업로드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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