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규봉 NC AI 사업팀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 내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게임 산업, AI 입다'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이경은 기자 ]
나규봉 NC AI 사업팀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 내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게임 산업, AI 입다'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이경은 기자 ]

"인공지능(AI)을 실제 산업에 적용하려면 충분한 도메인 지식(특화 전문지식)이 필요합니다. AI를 잘 쓰면 직접 하긴 귀찮은 일은 AI에 맡겨 간소화하고 더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어 창의력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

나규봉 NC AI 사업팀장은 19일 서울 서초구 호반파크 내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게임 산업, AI 입다' 포럼에서 이 같이 말했다.

나 팀장은 이날 'AI 기술 '적용'의 시대, 우리의 창의력은 증강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AI를 쓰는 게 바보가 되는 일이 아니다"라며 "도메인 지식을 AI와 혹은 AI 기술 개발자와 나눌 수 있을 만큼의 역량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AI 적용의 시대에 잘 적응하면 자신의 전문성도 좀 더 느낄 수 있고 내가 귀찮은 일들은 AI와 함께 할 수 있어 더 발전적인 상황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NC AI는 엔씨소프트의 AI 전문 자회사로 올해 2월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다. 연구조직에서 어엿한 독립 법인으로 거듭난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1년 AI 연구조직을 설립하고 14년 동안 자체 AI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막대한 자금과 시간을 쏟아부어 2023년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거대언어모델(LLM) '바르코(VARCO) LLM 1.0'을 자체 개발했다. 이듬해인 2024년에는 이를 더 고도화해 '바르코 LLM 2.0'을 내놓았다. 

엔씨소프트는 이러한 AI 기술을 사내에 먼저 적용했다. 그 효과는 놀라웠다. 절반 이상의 구성원들이 즉각적인 효능감을 느낀 것이다. 

나 팀장은 "AI를 활용하면서 창작의 과정이 간소화되기 때문에 효능감을 바로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며 "예를 들어 아트나 비주얼의 경우 아주 어렵거나 정성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데 신경쓰면 퀄리티가 올라가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이를 AI로 자동화·간소화하면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여력, 즉 창의력이 더 높아지는 그런 상황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임 제작 엔진 플랫폼 유니티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사의 AI 도구 사용 비율은 62%에 달한다. 그러나 국내 게임업계는 공식적인 통계가 없다고 나 팀장은 설명했다. 

나 팀장은 "국내 게임업계가 그만큼 AI를 알음알음 사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또 AI 도구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1인 개발자 혹은 인디 게임 개발자들이라서 통계가 안 잡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NC AI는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경험을 살려 국내 게임업계와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AI 활용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나 팀장은 "게임이 점점 고사양화되고 높은 퀄리티를 추구하게 되면서 예전에는 챙기지 않았던 조연 캐릭터의 움직임, 대사 등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런 걸 다 직접 작업하기보다는 AI로 자동화하면 퀄리티와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NC AI는 실무에서 필요한 작업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개별 상황에 맞게 AI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사업 영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이 패션이다. 게임 캐릭터의 옷을 고르고 디자인을 변경하는 기능을 패션 회사의 신상품 기획에 적용한 것이다. 

NC AI의 AI 적용 이미지. [출처=NC AI]
NC AI의 AI 적용 이미지. [출처=NC AI]

나 팀장은 "초반에 기획된 날 것의 디자인에 AI를 적용하면 그럴싸한 옷의 모양이 나오게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며 "이후 고객사가 '색상 변경할 수 있나요?' 등 수정에서 나아가 '모델이 있는 것처럼 모델을 생성해서 옷을 입혀 주세요', '광고 촬영처럼 배경을 만들어 합성해 주세요' 라고 요청해 AI를 상품 기획 단계부터 최종 광고까지 쓸 수 있도록 진화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NC AI의 패션 AI 서비스는 안다르, F&F 등에 공급됐다. 

나 팀장은 "AI가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바꿀 뿐만 아니라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AI를 잘 적용하는 회사가 선택받는 시대가 왔다"며 "AI로 개인의 창의성을 증대하고 저희도 기업으로서 살아남는 그런 상황들을 기대하고 있다.  NC AI의 비전인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되는 세상'을 꿈꾼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EBN 25주년 창간 기념으로 마련됐다. 국내 게임업계 AI 전문가들이 관련 산업의 미래를 조망했다. 크래프톤 AI 트랜스포메이션 김도균 팀장이 'AI 네이티브 시대 도래, 인간의 창의적 역할 재정의'를, 넷마블 AI 비전 박성범 팀장이 'AI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 기술'을, 엔씨소프트(NC AI) 나규봉 팀장이 'AI가 그리는 게임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 영상은 EBN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ebn9226)에 업로드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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