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KDB생명은 지난해 4월 31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했다.

운영자금 2160억원, 채무상환자금 99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서도 KDB생명에 정통한 한 사람은 이 때 KDB생명은 대주주격인 산업은행 에 자회사로 편입되려는 상황이었다. 당시 산은은 "이번이 마지막 증자"라고 선을 그었다.

1년2개월 뒤인 현재 산은은 또 다시 KDB생명 증자를 고려 중이다. 증자라는 인공호흡 외에는 달리 살 방법이 없어서다. 직전 증자는 3000억원대로 무마 됐지만 지금은 3배 이상인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고려 중이다.

올해 1분기 기준 KDB생명의 자기자본은 -1348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이 127%에 달한다. 신종자본증권 2402억원을 제외하면 실질 자본잠식률은 175%가 된다. 그동안 산은이 KDB생명에 1조5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지만, 악화된 자본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서 10년째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공회전 중이다.

원래 KDB생명은 사모펀드에 속한 민간 보험사였다. 하지만 산업은행 자회사로 '쏙' 들어가면서 국책은행의 자회사, 즉 국책보험사로 은근슬쩍 '호적'이 바뀌었다.

민간보험사는 MG손해보험처럼 매각실패 시 시장 원리로 처리할 수 있다. 지금처럼 계약이전 후 청산이 가능하지만 KDB생명이 국책보험사가 된 이유는 산은의 편의를 위한 것이었다. 국민 세금으로 연명하며, 죽지 않는 선에서 경영이 유지되는 등 산은이 마음대로 KDB생명을 주물럭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산은 임원 자리도 증가한다. 

이 일의 최고 책임자였던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도 지난 5일 임기를 마치고 홀연히 떠났다. 이제 KDB생명 방만경영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도 묻기 어려워졌다. KDB생명 매각이 어려워지니 국책은행 자회사로 남겨두고 강석훈 본인만 떠난 것이다. 차기 회장과 임직원에 ‘짐 덩어리’ 처리를 떠 안긴 셈이다. 

KDB생명과 산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속에서 천불이 난다"했다. 그는 "사실 지난해 3월 산은이 KDB생명에 증자를 할 때도 ‘이번이 마지막이다’라고 했고 이사회의 멤버들에게는 이 증자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로부터 1년이 지나 1조원을 추가로 증자를 해야 한다니 이것은 거의 눈먼 국민 세금을 그냥 버리겠다는 심산이다. 1조를 증자한다고 해도 KDB생명이 명확히 회복할 것이라는 확신도 없으면서 말이다."

흥분한 그는 "아마 산업은행 실무진들은 KDB생명 경영 실패에 대한 후한과 감사원 감사가 두려워서 투입금액을 최대인 1조원으로 잡고는 있지만 정작 KDB생명 경영 개선에 손 놓은 지 오래"라고 산은을 강하게 비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같은 KDB생명과 산은 상황에 대해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산업은행은 이러한 막대한 돈을 투입하기에 앞서 어떻게 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투명하게 경영 개선안을 공개해야 하고, 어떻게 국민 세금을 가장 아끼면서 KDB생명 경영을 정상화 할 수 있는 지 설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당국 역시 무작정 증자를 실행하는 게 최선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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