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청산 절차를 밟는 MG손해보험 다음 차례는 KDB생명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KDB생명을 품은 산업은행의 고민이 깊다. 올해 1분기 기준 KDB생명의 자기자본은 -1348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이 127%에 달한다.

신종자본증권 2402억원을 제외하면 실질 자본잠식률은 175%이 된다. KDB생명이 속한 사모운용펀드를 청산시키기 위해 지난 3월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한 산업은행은 무슨 해결책을 갖고 있을까. 설마 구멍 난 KDB생명에 혈세를 또 부으려는 참인가. 산은은 정신 차려야 한다. 

한국산업은행(韓國産業銀行)이란 산업의 개발과 국민 경제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중요 산업 자금의 공급, 관리를 주목적으로 한다.

발전적인 사업에 주력해야할 산은은 '답 안나오는' KDB생명에 '산소호흡기'를 끼워왔다. 이번엔 연명치료까지 한단다. KDB생명을 대상으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경영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다. 그 경영 개선이 벌써 13년째 반복되고 있다. 이쯤이면 냉정하게 말해 '죽은 기업'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

산은은 2012년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인수하고 2014년부터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출자 등으로 앞서 1조5000억원을 투입했다. 효과는 반짝이고 말았다. 기업은 생물이니 비용이 발생했고 당국의 재무건전성을 충족해야만 했다.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한국산업은행 [출처=한국산업은행 광고 캡처 ]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한국산업은행 [출처=한국산업은행 광고 캡처 ]

산은이 자금을 투입하며 재매각(6번)을 추진해왔으나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어디서 많이 보던 시나리오다. MG손해보험이 딱 그랬다. 5번 가량 매각을 시도했다. 그나마 3000억원대 이상 자본을 받고 인수하겠다는 메리츠화재도 등장했지만 노조의 방해 때문에 매각에 실패했다. 결국 MG손보는 가교보험사를 통해 5개 손해보험사로 계약자산이 나눠지는 계약이전 청산 길을 가게 됐다.

산은은 결국 지난 3월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해당 펀드를 청산해야 했다. 부실덩어리 KDB생명을 인수한 산은의 습관적 발상은 혈세 쏟아 붓기다. 금융당국은 MG손보처럼 더 이상 국민 세금을 투입하지 말고 사실상 청산하라는 주문을 넣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산은은 올 1분기 말 자기자본 완전 잠식한 KDB생명을 어떻게든 살리고 싶은 것일까. 이재명 정부가 현재 1순위로 ‘경제 성장’을 약속한 마당에 부활할 가능성이 낮은 KDB생명에 혈세로 1조 유상증자를 한다는 말은 산은의 '면피 주의'라고 볼 수밖에 없다.

KDB생명 하나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스위스 IMD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효율성 순위는 23위에서 44위로 추락했다. 한국 전반의 기업 경쟁력이 한참이나 붕괴됐다는 얘기다. 

규모가 큰 기업은 쓰러지지 않는다는 ‘대마불사(大馬不死)’의 논리는 이제 옛말이 됐다. 1998년 IMF 외환위기 시대가 그랬고 2008년 미국 리먼 사태 때도 경험했다. MBK파트너스도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샀지만 결국 회생절차를 선택했다. 손 쓸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책은행이 '죽은 금융사'를 좀비처럼 데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단순 공적자금 투입 외에 부실을 털어낼 수 있는 정상화 방안을 찾아 국민 세금의 추가적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감사원의 감사 및 금융당국의 검사 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MG손보도 소비자를 위해 계약만 살리는 방안을 택했다. '필멸자'인 KDB생명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소비자만 생각한 계약이전만이 답이다. 

산은은 산은의 실패작이 나온 것이 두려울 것이다. 혈세로 면피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생각 할지 모른다. 하지만 혈세로도 살리기엔 이미 너무 늦었다. 산은은 그냥 항복해고 현실적인 길을 가야 한다. 국민들이 다 보고 있다. 이재명 정부도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에 산은 측은 "금융당국과 아직 논의 중이며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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