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이 한화토탈에너지스 대산공장 임직원들과 위기극복의 의지를 다지는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출처=한화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7638_682768_440.jpg)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올해 첫 현장경영 무대로 '위기의 석유화학' 산업을 선택했다.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를 첫 현장 점검지로 삼아, 우주 발사체 사업 독려했던 것과는 결이 다른 행보다.
재계 일각에선 김 회장이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초소재 산업을 직접 챙긴것과 관련, 그룹의 전통사업 안정화에 방점을 찍은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충남 서산에 위치한 한화토탈에너지스 대산공장을 직접 찾았다. 올해 첫 공개 현장경영 일정이다.
대산공장은 한화의 석유화학 사업 핵심 생산기지로,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요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초소재 산업의 최전선에 있다. 김 회장의 방문은 이 같은 위기 상황 속 그룹 차원의 대응 의지를 드러낸 행보로 평가된다.
김 회장은 현장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와 시장 패러다임 변화로 소재·에너지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불확실한 환경에 처해 있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원가 절감, 기술 경쟁력, 지속적인 혁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공장 내 주요 생산시설을 둘러본 김 회장은 "현장을 방문해보니 종합 석유화학 콤플렉스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가동해 온 여러분의 저력과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안전은 우리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가치로, 그 어떤 기술이나 전략보다 앞서는 가장 본질적인 경쟁력이자 지속 성장을 가능케 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한화토탈에너지스 연구소도 들러 탄소중립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탄소 포집·활용(CCU) 파일럿 설비를 살피고 관련 기술 개발 현황도 청취했다.
이번 행보는 지난해와 달리 한화그룹의 전통사업의 '리스크 점검'과 '기초체력 복원'에 방점이 찍혔다는 게 재계 분석이다.
지난해 3월 김 회장은 첫 현장경영 선택지로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R&D 센터를 방문, 단독협상자로 선정된 차세대 발사체 사업을 격려하며 미래 우주사업의 전략적 상징성을 부각시킨 바 있다. 당시 김동관 부회장도 함께 동행하며 스페이스 허브 중심의 우주·방산 성장 전략을 공식화한 바 있다.
한화그룹은 우주사업에만 누적 기준 약 9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발사체) △쎄트렉아이 △한화시스템(위성) 등으로 밸류체인을 갖춘 상태다.
반면 석유화학 부문은 오랜 기간 한화의 핵심 캐시카우였지만, 최근 업황 악화로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실제 글로벌 업황 둔화 여파로 인해 △한화솔루션 △한화토탈에너지스 등 주요 계열사의 수익성이 급락하거나 적자 전환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김 회장이 첫 현장으로 석유화학 공장을 택한 것은, 위기 대응과 체질 개선에 직접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상징적 행보라는 게 재계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미래 먹거리뿐 아니라 그룹의 기초체력인 전통산업 위기에도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한화 전반의 균형 잡힌 성장과 리스크 관리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의미로 보여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