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수 LG이노텍 대표. [출처=LG이노텍]](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7944_683108_4414.jpg)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부품 소형화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LG이노텍이 신(新) 기술로 RF-SiP(Radio Frequency-System in Package) 기판 시장의 글로벌 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간다.
LG이노텍은 모바일용 고부가 반도체 기판에 적용되는 '코퍼 포스트(Cu-Post)'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양산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회사 측은 2021년부터 스마트폰 고사양화∙슬림화 트렌드를 예측하고 코퍼 포스트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해왔다. 이 기술은 반도체 기판과 메인보드를 연결할 때 기존 솔더볼(Solder Ball) 방식 대신, 구리 기둥을 세운 후 그 위에 솔더볼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기존 방식은 솔더볼을 직접 부착해 안정적 접합을 위해 일정 크기를 유지해야 했고, 좁은 간격 배치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회로 집적도를 높이기 어려웠고, 납땜 과정에서 인접한 솔더볼이 붙는 문제도 있었다.
반면 코퍼 포스트는 기판 위에 구리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소형 솔더볼을 올리는 구조다. 이 방식은 솔더볼 간격을 약 20% 축소할 수 있으며, 회로 배선 면적 확보와 열 방출 효율 모두를 개선했다. 구리는 납보다 열전도율이 7배 이상 높아 반도체 칩 발열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다.
특히 LG이노텍은 이 기술 개발에 디지털 트윈 기반의 3D 시뮬레이션을 적극 활용해 개발 속도와 정밀도를 모두 높였다. 이를 통해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회로를 배치하고, 반도체 기판의 크기는 기존보다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기기 설계 자유도를 높일 수 있으며, AI 연산 등 고사양 기능 구현에도 유리하다. 회로 밀도를 높여 고성능 반도체 기판 설계가 가능하고, 열로 인한 신호 손실 및 성능 저하 문제도 최소화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현재 코퍼 포스트 관련 특허를 40여 건 확보했으며, RF-SiP와 FC-CSP(Flip Chip-Chip Scale Package) 등 다양한 모바일 반도체 기판에 이 기술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이 기술은 단순한 부품 개선이 아닌, 고객의 성공을 위한 깊은 고민에서 비롯됐다"며 "기판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으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LG이노텍은 FC-BGA, RF-SiP 등 고부가 반도체 기판과 차량용 AP 모듈을 축으로 반도체 부품 사업을 키우고 있다. 회사는 2030년까지 관련 매출을 연 3조 원 이상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