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신공항 홍보영상.[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7972_683138_758.jpg)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재입찰을 앞두고 정부 내부에서 이견이 불거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대형 건설사 유치를 위해 공사 조건 유연화를 시사한 반면,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올해 예산의 절반 이상을 불용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사업 추진의 핵심 동력인 설계와 재정 간 충돌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부처간 절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재입찰 성사가 가능할지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르면 오는 7월 중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에 대한 재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시공능력 상위 10위권 건설사들과 간담회를 개최, 업계의 우려와 제안사항을 수렴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는 2021년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제정 이후 국책사업으로 본격화됐다. 총사업비는 약 13조원이며, 부산세계박람회(2030 엑스포) 유치와 동남권 관문공항 구축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공사는 해상 매립 방식으로 활주로 1본과 여객터미널 등 국제공항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 5월, 기존 주관사였던 현대건설(지분 25.5%)이 사업에서 전격 철수하면서 계획에 큰 차질이 발생했다. 현대건설은 사업 철회 이유로 △짧은 공사 기간(정부안 84개월 vs 자사 요구 108개월) △불충분한 공사비 △초연약 지반 및 해상 매립 등 고난도 시공 환경 등을 들었다. 이로 인해 당초 목표였던 2029년 말 개항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국토부는 현대건설의 이탈 조건을 최대한 반영해 재입찰 성사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돌입했다. 일정 상 공사 기간은 기존대로 84개월로 유지하되, 지반 상태나 기후 등 불가항력적 요인이 발생할 경우 일정 조정이 가능하도록 조건을 일부 유연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엄격했던 사업 조건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건설사들의 적극적 참여가 예상된다. 실제 롯데건설, 한화 건설부문 등이 내부적으로 참여 여부를 저울질 중이다. 기존 컨소시엄 내 두 번째로 많은 지분(18%)을 보유했던 대우건설은 주관사 후보로 새롭게 부상하는 가운데 탈한 주관사 현대건설의 지분을 인수할 지, 새로운 컨소시엄을 꾸려 다른 건설사들로 구성할 건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종전 컨소시엄은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13.5%)가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 건설사로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 그 외에는 금호건설·HL D&I한라·코오롱글로벌·동부건설·KCC건설·쌍용건설·BS한양·효성중공업이 각각 지분 4%씩을 들고 있고, 나머지는 부산 지역 건설사들이 지분 11%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변수는 예산에서 다시 등장했다. 기재부는 올해 가덕신공항 예산 9640억원 중 약 5200억원을 불용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착공 지연으로 인한 집행 불능이 공식적인 이유지만, 업계는 이를 사실상 사업 축소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다.
부산 지역 사회와 정치권은 즉각 반발했다. 부산시의회는 만장일치로 예산 삭감 철회를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고, 지역 시민단체들은 "새 정부의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의지가 의심된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책임 공방이 격화되는 등 파장이 확산 중이다.
업계는 현재와 같은 조건 완화만으로는 재입찰 흥행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공사비 증액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기재부의 긴축 기조가 유지된다면 리스크를 감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실질적인 설계 변경과 재정 보완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참여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 가덕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모습. [제공=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7972_683146_127.jpg)
다행인 건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가덕신공항을 대선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는 현대건설의 불참이 발표된 다음 날인 5월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업자를 찾는 일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가덕도신공항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온전히 새 정부의 책임이 된 셈"이라며 "지금까지의 과정을 면밀히 살펴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를 찾고 신속하게 사업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새 정부 출범 1년 뒤, 곧바로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인 만큼 국정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경남 지역의 주요 현안인 가덕도신공항 사업에 괄목할 성과를 내는 데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결과적으로 새 정부 주도 속 정부 부처 간 절충안 마련이 사업 정상화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책 의지와 예산 집행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이번 재입찰 역시 흥행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조건이 일부 완화됐더라도 예산 축소가 병행된다면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정부가 사업 전반에 걸쳐 신뢰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재정 측면에서도 명확한 방침을 보여준다면 적극적인 참여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가덕도신공항 ‘29년 개항 ‘빨간불’…현대건설 “공기 연장必” 항변
- “안전 담보 안돼”…현대건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불참 선언
- 국토부 "가덕도공항 신공항 건설 수의계약 절차 중단"…재입찰할 듯
- 국토부, 수도권 서북부 광역교통망 확충 논의 본격화
- GTX-A 누적 이용객 1300만 명 돌파…예측 수요 초과
- 건축물 화재 확산 방지 기술 개발 본격 착수
- 롯데건설, ‘문정 르엘’로 송파권 재건축 수주…866세대 하이엔드 단지 조성
- 현대건설, 美 원전시장 공략 본격화...현지 유력 건설사들과 협약 릴레이
- 현대건설, 미아9-2구역 재건축 수주
- 코오롱글로벌, ‘대전 하늘채 루시에르’ 7월 4일 견본주택 개관
- 코오롱글로벌, 2개 자회사 흡수합병...사업 다각화·재무구조 개선 기대
- 마장동 한전 부지, BS그룹 품에...복합개발 본격화
- HL D&I한라, 골프장 디봇 보수로봇 개발 나선다
- 아테라 힘받은 금호건설, 3분기 연속 흑자 ‘승승장구’
- 오송참사 2년, 시공사만 도마에…대응기관 처벌은 '미적미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