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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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시니어케어 사업에 고삐를 죈다. 보험 계열사 기반이 약했던 하나금융은 '하나더넥스트'를 필두로 시니어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 우리금융도 곧 공식 출범하는 보험 자회사를 통해 요양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은행·보험 자회사를 활용하면 기업계열 보험사 보다 요양사업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할 수 있다. 은행 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활발하게 판매할 수 있고 유휴 점포를 요양 헬스케어센터로 활용하는 방법 등을 통해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생명은 최근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를 설립하고 대표에 황효구 하나은행 글로벌그룹장을 임명했다.하나금융은 요양 사업을 전략 사업으로 선정하고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를 통해 요양시설 등 노인복지 시설의 운영 역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하반기 데이케어센터를 시작으로 요양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내년 하반기에 수도권에 프리미엄 요양원을 건립한다는 목표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전 계열사 역량을 집중한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더넥스트'를 출시했다. 하나은행은 작년 말 자산관리그룹에 '하나더넥스트본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최근 하나저축은행에서는 시니어 회전예금을 내놨다.

금융지주들 중에서 시니어 사업 부문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은 KB금융지주다. 이미 2017년 KB라이프는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가 강동케어센터를 개소했고 위례·서초·평창·은평 등 도심에서 요양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근 요양사업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에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힘을 실었다. 

신한라이프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성남에 분당데이케어센터를 개소했고 올 연말에는 경기 하남에 고급 요양원을 열 예정이다. 2028년까지 새로운 요양시설이나 실버타운 6곳을 짓는다. 

보험 계열사를 활용해 금융지주들 간 요양사업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생명보험사들의 전통 상품인 생명보험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가입 수요가 하락하고 있는가운데 시니어, 헬스케어 부문과 연계한 사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보험 자회사가 없던 우리금융지주도 동양생명·ABL생명을 자회사로 품게된 만큼 시니어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오는 7월 1일 주주총회를 열고 대표이사를 선임해 본격 출범한다. 

우리금융도 보험계열사 출범…동양생명 사외이사에 복지부 출신

우리금융은 유휴 은행점포를 요양·헬스케어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요양사업을 하려면 토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해야해서 용지 확보에만 수백억 원이 들어가는데, 점포를 활용하면 비용을 절감하고 사업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고령자·유병자 대상 상품을 개발하고 돌봄·노후 자산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보험금 청구권 신탁상품으로 유가족 복지 향상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를 중심으로 일본 현지를 방문해 요양사업을 구상했다. 연구소는 '간병금융' 등을 눈여겨 보고 있다. 

동양생명 사이사에 김강립 전 보건복지부 차관을 선임한 것도 시니어케어를 확대한다는 그룹의 청사진의 일환이다. 보건복지부는 보험상품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처인만큼 김 이사 선임으로 당국과의 소통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김 전 차관은 행정고시 33회 출신의 보건 분야 전문가로 우리금융의 시니어사업 전략을 구체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연세대학교 보건대학교 특임교수도 지냈다. 

요양사업은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사업에 일찍 진출한 KB라이프케어의 시설 여전히 입소 대기가 긴 것으로 알려졌다. 4대금융지주가 모두 진출하더라도 출혈 경쟁 보다는 시장 확장과 선순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계열사가 약하다는 평을 받았던 하나금융도 하나생명에 힘을 실어 시니어케어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며 "우리금융도 업계 수위의 생명보험사를 인수해 신규 수익 모델로 시니어 사업을 선정하는 등 금융지주 간 시니어 요양사업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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