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여전채 금리가 3%에 근접하면서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출처=연합]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여전채 금리가 3%에 근접하면서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출처=연합]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여전채 금리가 오르며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높은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해외 신디케이티드론과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으로 조달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AA+등급 3년 만기 여전채의 5개 신용평가사 평균 금리는 2.853% 기록했다.

올 들어 기준금리 하락영향으로 지난달 7일 연중 최저치(2.725%)까지 떨어졌다가 상승 전환해 이달 4일부터는 2.8%대를 계속 유지 중이다.

여전채 AA+는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등이 발행하는 채권이다.

우리·하나카드가 발행하는 AA0 3년물 금리는 전날 기준 2.903%며 신용등급이 AA-인 롯데카드의 경우 2.989%에 형성돼 있어 여전채 금리가 3%대 육박한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영업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다.

카드사들이 조달한 자금 중 여전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60% 정도다.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 카드사들은 고스란히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된다. 

여전채 금리가 이달 들어 상승세를 보이는 건 국채금리가 오르면서다.

정부가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내놓으면서 국고채 금리가 급등했다. 아울러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등 채권시장 내 수급 불균형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국고채 3년 만기 금리는 2.460%로 다소 진정됐지만 이달초 2.363%보다 높은 수준이다. 

조달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카드채 발행규모도 줄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카드채 발행규모는 1조4700억원이다.

이는 전달인 5월 발행규모 3조2600억원, 4월 3조6700억원에 비해 2조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작년 6월(2조2200억원)과 비교해도 33.7% 줄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조달 환경이 다소 개선됐다지만, 여전히 3%대에 육박한 금리를 보이고 있어 조달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조달비용을 줄이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24일 3억달러 규모의 신디케이티드론 조달에 성공했다. 신디케이티드론은 두 개 이상의 은행이 차관단을 구성해 공통된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빌려주는 대출방식이다.

이번 신디케이티드론은 주관사 HSBC를 포함해 대만 및 중국계 14개 은행이 대주단으로 참여했다. 대출조건은 미국 무위험금리(RFR)인 SOFR에 3년물은 0.70%p, 5년물은 0.80%p를 가산한 수준에서 확정됐다.

신한카드는 “대내외 시장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도 국내 조달금리 대비 낮은 금리로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며 “해외 신디케이티드론은 차입선 다각화 측면에서 해외 신규 조달원을 확보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카드도 지난 3월 말 3억달러 규모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를 발행한 바 있다.

작년 12월엔 우리카드 역시 4억달러 규모의 ESG 채권을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방식으로 발행했다.

카드사들이 해외 금융시장을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하는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ABS는 카드 매출채권을 담보로 해외에서 발행하기 때문에 신용도가 높은 국내 카드사들은 기존 여전채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 수월하다”며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위해 창구 다각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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