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각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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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정세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 10곳 중 8곳은 올해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정부 출범에 대한 정책 기대와 설비 교체 수요가 투자 지속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반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정책의 불확실성과 내수 경기 침체는 주요한 투자 축소 요인으로 분석됐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일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하반기 투자계획 조사(120개사 응답)'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 기업 중 78.4%는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로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투자 축소' 응답은 13.3%, '투자 확대'는 8.3%에 그쳤다.

[출처=한국경제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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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은 "대부분 기업들이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지만, 동시에 경기 반등이나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공존하고 있다"며 "경기 하강기에 공격적인 투자 확대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보수적으로 투자를 줄일 경우 중장기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인식이 투자 유지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AI, 반도체, 이차전지 등 핵심 산업 분야에 대한 필수 설비 교체 수요나 생산능력 유지 필요성도 있어, 당장의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아도 일정 수준의 투자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라고 전했다.

하반기 투자 확대를 계획한 기업들이 꼽은 주요 배경은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변화 기대(20.0%) △노후 설비 교체 및 개선 필요(20.0%) △업사이클 진입 및 업황 개선 기대(16.7%)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투자 축소를 예고한 기업들은 △트럼프 2기 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33.3%) △지속되는 내수 부진(25.0%) △고환율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외부 리스크(14.6%)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출처=한국경제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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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하반기 투자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큰 리스크로 △미·중 등 주요국 경기 둔화(26.4%) △글로벌 공급망 불안 심화(23.6%)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15.0%) △금융·자본시장 위축(14.2%) 등을 꼽았다.

국내 투자에 있어서 가장 큰 애로 요인으로는 △노동시장 규제 및 경직성(18.6%) △세금 및 각종 부담금(18.1%) △입지·인허가 등 투자 관련 규제(16.9%) △전력 등 에너지 비용 부담(14.2%)이 지적됐다.

기업들이 요구하는 국내 투자 환경 개선 방안으로는 △세제지원 및 보조금 확대(27.5%)가 가장 많았고, △내수경기 활성화(15.3%) △신산업 진입 및 투자 규제 완화(11.9%)가 뒤를 이었다. 규제와 조세 부담 완화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기업들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출처=한국경제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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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우리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기 위해선, 기업들의 공격적이고 모험적인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며 "AI·바이오·컬처 등 미래 산업 분야에 대한 세제·금융지원 확대와 함께, 규제 시스템을 '원칙 허용, 예외 금지' 방식으로 전환해 기업 투자의 유인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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