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사옥. [출처=각사]
4대 금융지주 사옥. [출처=각사]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이달 잇달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위기 대응 전략을 재점검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 내재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핵심 아젠다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6.27 대책(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 여파로 그룹의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새로운 금융정책 방향에 맞춘 전략을 재점검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일 신한금융그룹을 시작으로 오는 11~12일엔 KB금융그룹이, 오는 18일엔 우리금융그룹이 각각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아직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4대 금융지주는 하반기 전략회의를 통해 각 계열사별 지난 성과를 돌아보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위기 대응 전략을 재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최근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라 가계대출 영업 목표를 재조정하고, 영업 효율화를 높이는 전략을 포괄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융지주 공통 관심사이자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AI'는 핵심 화두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우선 지난 1일 하반기 경영전략의 포문을 연 신한금융그룹의 포럼 주제는 'AX(AI 전환)-점화(Ignition)' 였다. AI와 AI 에이전트(Agent)를 경영진 각자의 업무에 접목해 전사적인 실행으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기획됐다.

또 그룹 CEO들이 각 사별 실행 가능한 계획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AI 활용 전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AI(인공지능)를 통한 대전환 시기에 리더들이 민첩한 대응으로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AI 시대의 리더십은 직접 행동에 나설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며 "신한의 실행 DNA를 바탕으로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을 먼저 제안하고 실현하는 초개인화 금융을 선도하자"고 당부했다. 

우리금융그룹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AI와 그룹사간 시너지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의 금융테크부를 AX전략센터로 확대·개편하고 이를 AX(AI 중심의 인공지능 전환) 전략 컨트롤타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AI 대전환 추진을 위한 의지도 강하다. 최근 임 회장은 임원들과 챗GPT 활용법 실습 연수에 참여해 프롬프트 설계부터 업무 시뮬레이션까지 직접 실습을 해봤다.

임 회장은 "AI는 더 이상 특정 부서의 전유물이 아닌 전 임직원이 모두의 AI로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할 새로운 언어"라며 "이번 연수를 계기로 AI 대전환 추진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그룹사간 시너지 확대를 위한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동양·ABL생명의 그룹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은행-증권-보험'의 유기적 협력과 시너지가 예상되는 만큼, 종합금융서비스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임 회장은 "앞으로 은행, 보험, 증권, 자산운용, 카드 등 계열사 간 활발한 협업을 통해 1등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며 "방카슈랑스, 자산운용, AI 대전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 고객과 주주 모두를 위한 혁신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그룹 역시 AI를 활용한 고객 확장 전략과 계열사 시너지 제고 방안 등에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AI 기술을 활용한 사업 운영모델을 개선하고 혁신적인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전략방향을 되새김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내부 회의에서 연일 금융 'AI'와 'AI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양 회장은 최근 진행된 '상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KB에 가야 금융 AI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며 "금융 AI라고 하면 KB를 떠올릴 수 있도록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후 진행된 내부 부서장 회의에선 양 회장은 "AI를 외부에서 구입해(buy) 쓰려 하지 말고, 일하는 실전 인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채용하라(employ)"고 주문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아직 하반기 경영전략회의 시기와 주제를 정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AI를 비롯한 리스크 관리, 목표 등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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