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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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 2분기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1분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풀인(Pull-in) 수요' 효과 소멸과 미국의 추가 관세 우려·글로벌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날, 삼성전자는 8일 각각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양사 모두 전 분기와 달리 성장 모멘텀이 꺾이며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트럼프발 관세 인상 직전 수요가 몰리며 1분기 '깜짝 실적'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2분기에는 △선(先)수요 효과 종료 △미국 추가 관세 압박 △글로벌 수요 둔화 등의 삼중고에 직면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 타격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을 76조6412억원, 영업이익을 6조8173억원으로 예측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약 35%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주요 증권사들은 이마저도 낙관적이라 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영업이익을 6조600억원, 현대차증권은 6조1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컨센서스(6조8000억원)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부진의 핵심은 비메모리 반도체다. 업계는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부문에서만 2조원 넘는 적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삼성전자의 HBM3E 12단 제품은 엔비디아의 품질 검증을 통과하지 못해 기대만큼 실적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까지 겹치며 반도체 사업 전반에 부담이 가중됐다.

잠정 발표에서는 사업부별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 않지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매출을 26조∼28조원, 영업이익을 1조7000억∼2조6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일반 D램 가격 상승, 미국 고객사의 물량 확보 움직임 등은 일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메모리 부문은 일정 부분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가에선 이번 2분기를 삼성전자의 실적 '저점'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실적 반등 여부는 결국 HBM의 품질 개선과 출하 확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외 모바일(MX) 부문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받았고, TV·가전(DA)은 미국 관세 및 물류비 상승으로 수익성이 둔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1분기까지 이어졌던 사상 최대 매출 랠리는 2분기에서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경기 둔화와 관세 리스크로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선수요 효과가 이미 1분기에 반영됐다는 점에서다.

에프앤가이드에 의하면 LG전자의 2분기 매출은 21조5933억원, 영업이익은 8965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0.5% 줄고, 영업이익은 약 25% 감소한 수치다.

TV와 에어컨 등 계절 가전 판매량이 줄고, 원·달러 환율 약세가 수익성에 부담을 준줬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 중심의 수요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반기 전망도 녹록지 않다. 미국이 철강 파생제품인 가전제품에 대해 50%의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 LG전자의 미국 수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실적 회복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주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HS 사업부의 가전 구독 모델 확대와 LG마그나의 가동률 증가가 내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WebOS, HVAC 등 신규 사업의 성장 모멘텀도 유효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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