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I 가전 3대장'인 에어컨∙냉장고∙세탁기.[출처=삼성전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7618_682743_1335.jpg)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국제유가와 해상운임이 들썩이고 있다. 가전업계는 비용 부담 확대와 더불어 트럼프발 고율 관세 리스크까지 맞물리며 하반기 수익성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에 미국까지 직접 개입하며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양국의 군사 충돌 이후 국제유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쟁 이전 배럴당 60달러대에 머물렀던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현재 7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중동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만큼 국제유가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상승은 운임 부담으로 직결된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초 1300선에서 이달 2000선을 돌파했다.
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35%, 액화천연가스(LNG)의 33%가 통과하는 곳이다. 이란이 보복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유가가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봉쇄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WTI는 일단 90달러 이상 수준까지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트롬 워시타워 [출처=LG전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7618_682746_1650.jpg)
이스라엘·이란 사태는 업계의 하반기 실적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가전을 해상으로 수출하고 있어 해상운임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양사는 통상 6개월~1년 단위로 장기 운송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당장은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다음 계약부터는 운임 상승분이 계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삼성전자와 지난해 물류비로 각각 2조9602억원 LG전자는 3조1110억원을 지출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물류비 상승에 따른 비용 지출로 해당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7% 감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물류비 부담까지 커지면 실적이 악화할 수 있어서다. 비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은 점유율 하락과 시장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쉽게 꺼낼 수 없는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빠르게 종료되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수익성 방어를 위한 가격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전날 이형일 1차관 주재로 비상대응반 회의를 열고 경제·에너지·해운물류 전반의 영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향후 확전이나 호르무즈해협 통행 차질 등 사태에 대비해 주요 분야 동향을 24시간 상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물류 차질 우려가 커지면 임시선박 투입도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