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지나는 유조선. [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7679_682819_3731.jpg)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과 미국의 군사 개입이 본격화됐다. ‘홍해 사태’ 당시처럼 해운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향은 적지 않다. 해협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해상 물류 차질은 물론 운임 급등과 연료비 증가 등 해운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22일(현지시간) 자국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공습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세계 원유 수송의 약 30%가 통과한다.
해상운임 급등 가능성도 고조되고 있다. 해운업계는 지난해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상 상선 공격으로 해상 운임이 폭등했던 전례를 상기하며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당시 수에즈 운하를 피해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우회항로가 운영됐다. 운송 거리가 길어졌고 단기적으로 선박부족이 겹치면서 운임은 크게 올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국제유가 급등은 기정사실이다.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해운·보험비 인상, 주요 원유 수입국의 에너지 안보 위협 등 복합적인 충격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집단의 경고다.
해상운임은 변동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시작된 후 지난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지수(WS)는 53.85포인트로 일주일 전에 비해 9.15포인트 올랐다.
걸프 지역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유조선 운임은 일주일 새 두 배 이상 급등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되면 VLCC 시장 전반에 운임 급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컨테이너선 시장은 미중간 관세 전쟁 여파가 시황에 영향을 주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0일 기준 1869.59로 2주 연속 하락했다. 미주 및 유럽 항로 모두 운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공급 집중과 수급 불균형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업계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시장 불확실성이 해상운임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되고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선박 운항 차질과 운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현재까지 중동 리스크에 따른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로 향하는 원유 및 LNG 선박은 정상 운항 중이다. 산업부는 "중동 정세를 예의주시하며, 에너지 수입 일정 차질을 방지하기 위해 업계와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해운업계는 전쟁특수에 대한 기대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국적선사 HMM은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하는 중동 항로를 운영 중이며, 현재까지는 일정 변경 없이 정상 운항을 이어가고 있다.
HMM 관계자는 "해협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오만 인근 해역에서 대체 항만을 검토할 예정이며, 현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즉각 대응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