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 고금리 여파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극심해진 결과다. [출처=연합]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 고금리 여파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극심해진 결과다. [출처=연합]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 고금리 여파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극심해진 결과다.

6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폐업 신고를 한 개인·법인 사업자는 100만8282명으로, 전년보다 2만1795명 늘어나며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초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폐업자 수는 2019년 92만2159명에서 감소세를 보이다가 2022년 86만7292명으로 저점을 찍은 뒤, 2023년 11만9195명 급증해 98만6487명에 달했고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폐업률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폐업률은 9.04%로 전년(9.02%)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는 운영 중인 사업자의 약 9%가 폐업했다는 의미다.

폐업 사유 중 ‘사업 부진’으로 인한 폐업은 50만6198명으로, 전체의 50.2%에 달했다. 이는 2010년 금융위기 직후 이후 처음으로 50%를 초과한 수치다. ‘기타’ 사유는 44만9240명으로 뒤를 이었고, 양도·양수(4만123명), 법인 전환(4,471명), 행정처분(3998명), 해산·합병(2829명), 계절 사업(1089명) 순이었다.

폐업은 내수 밀접 업종에서 집중됐다. 소매업 폐업자가 29만9,642명(29.7%)으로 가장 많았고, 음식점업(15.2%), 부동산업(11.1%), 도매 및 상품중개업(7.1%)이 뒤를 이었다. 특히 소매업과 음식점업이 전체 폐업의 45%를 차지했다.

소매업 폐업률은 16.78%로 2013년(17.7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음식점업 폐업률도 15.82%에 달했다. 온라인 소비 확대, 무인화 트렌드, 고금리로 인한 소비 감소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소매판매액 불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해 3년 연속 소비 위축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심각한 내수 침체로 자영업자들의 대출 연체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취약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2.24%로, 2013년 2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인 차주들이 특히 취약한 상황이다.

정부도 경기 침체에 대한 위기의식을 공유하며 대응에 나섰다. 올해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고, 최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차 추경에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과 자영업자·소상공인 채무 탕감 방안이 포함됐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고금리와 고물가로 실질소득이 감소하면서 소비가 위축됐고, 소매·음식업종과 건설경기까지 침체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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