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LG그룹]
[출처=LG그룹]

LG가 차세대 정밀의료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 패스(EXAONE Path) 2.0을 공개하며 암 조기진단과 맞춤 치료 분야에 새 지평을 열고 있다.

고해상도 병리 이미지만으로 유전자 변이 여부를 1분 만에 예측하는 기술을 통해 기존 검사 대비 속도와 정확도 모두에서 획기적 진전을 이뤘다.

LG AI연구원은 차세대 정밀의료 AI 모델 엑사원 패스 2.0을 공개했다고 9일 밝혔다. 

암 등 주요 질병의 조기 진단부터 예후 예측, 신약 개발과 개인 맞춤 치료까지 아우를 수 있는 AI 플랫폼으로, 유전자 검사 없이 병리 이미지만으로도 질병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작년 8월 1.0 버전을 처음 선보였고, 지난 6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종양학 학술 행사 'ASCO 2025'에서 1.5 버전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 2.0까지 공개하며 정밀의료 AI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엑사원 패스 2.0은 병리 조직 이미지와 유전 정보(DNA·RNA)를 포함한 멀티오믹스(Multiomics)를 동시에 학습한다. 특히 기존 모델이 국소 패치(Patch) 단위로만 이미지를 분석하던 것과는 달리,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WSI)까지 포괄해 학습하는 신기술을 적용했다.

엑사원 패스 2.0 성능 비교. [출처=LG]
엑사원 패스 2.0 성능 비교. [출처=LG]

이를 통해 유전자 변이 예측 정확도를 78.4%까지 끌어올려 세계 최고 수준(State of the Art, SOTA)을 달성했다. 해당 이미지는 환자의 조직 표본을 고해상도로 촬영한 슬라이드 이미지로, 일반적으로 수천 개의 패치로 나눠 AI가 분석한다. 그러나 이 방식은 전체 맥락을 놓치기 쉬워 특징 붕괴(Feature Collapse)라는 정확도 저하 문제가 있다.

LG AI연구원은 이를 해결하고자 전체 이미지 수준에서 유전자 활성 여부를 파악하는 기술을 도입, 비싼 유전체 검사 없이 이미지 분석만으로도 유전자 상태를 판별할 수 있게 했다.

엑사원 패스 2.0은 멀티오믹스와 WSI가 쌍을 이루는 1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학습해, 기존 2주 이상 소요되던 유전자 검사를 1분 이내로 단축했다.

박용민 LG AI연구원 AI 비즈니스팀 리더는 "암 환자의 치료 골든타임 확보가 가능하다”며 “병리 이미지를 빠르게 분석해 유전자 변이 여부와 그에 맞는 표적 치료제를 단시간에 식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폐암·대장암 등 특정 질병에 특화된 모델도 함께 공개됐다. 해당 모델은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표적 약물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는 데 유용하다.

LG AI연구원은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메디컬 센터(VUMC)의 황태현 교수 연구팀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멀티모달 의료 AI 플랫폼 개발에도 착수했다.

기존 연구개발(R&D) 방식이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임상에 적용하는 후행 구조였다면, 이번 협력은 임상 현장에서 실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장 중심 설계 전략'이 특징이다.

양측은 △질병 원인 식별 △조기 진단 △새로운 바이오마커 발굴 △개인 유전자 맞춤 치료 전략 △치료 반응 예측 등 다섯 가지 핵심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고도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황 교수는 "단순한 AI 모델이 아닌, 의사와 제약사가 실제 진료·치료에 활용 가능한 AI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며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혁신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은 이번 협력을 암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향후 장기이식 거부 반응·면역학·당뇨병 등으로 연구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잭슨랩(The Jackson Laboratory)과는 알츠하이머 원인 인자 발굴 및 신약 개발, 백민경 서울대 교수팀과는 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AI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LG는 오는 22일 개최되는 'LG AI 토크콘서트 2025'에서 엑사원 패스 2.0을 정식 공개하고, 관련 협업 성과도 공유할 예정이다.

LG그룹 구광모 대표는 AI와 바이오를 미래 고객가치 혁신의 핵심 기술로 강조하며,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관련 융합 성과를 가속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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