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매장 [출처=연합]
이마트 매장 [출처=연합]

이마트가 ‘통합 매입’ 체제를 가동한 지 1년을 맞았다. 매입부터 물류, 진열, 계산까지 사실상 유통 전 과정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되면서 비용 절감과 공급망 효율화를 이뤘다. 그 결과 실적도 우상향하면서 2분기 흑자전환은 물론 하반기 전망도 맑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7월 에브리데이를 합병하면서 ‘통합 이마트’로 출범했다. 통합 이마트 출범 이후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노브랜드를 포함한 기존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에 에브리데이까지 통합하면서 전사 운영 체계를 일원화했다.

지난 4월 기준 시스템 통합이 완료됐고 상품 매입부터 물류센터, 점포 운영까지 단일 플랫폼을 통해 관리 중이다. 실제 지난달 ‘육육(肉肉)데이’ 행사 당시 이마트는 수입 삼겹살을 100g당 700원대에 선보이면서 전년 대비 약 40% 낮은 가격에 제공했다.

대규모 공동 매입 구조가 가능해진 덕분이다. 공급 단가를 낮추고 고객 체감가를 떨어뜨리는 구조가 자리를 잡으면서 수익성과 고객 충성도를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존에 업태별로 관리하던 데이터 구조를 통일해 고객에게 더 빠르고 정확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물류 구조의 통합도 함께 진행 중이다. 이마트는 기존 여주, 시화, 대구 등 6개 물류센터와 에브리데이의 평택, 경산, 장성 등 3개 센터를 통합 운영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에브리데이 경산 물류센터의 상온 기능을 대구 센터로 이전했다. 평택 센터 기능도 하반기 중 여주와 시화 센터로 단계적으로 이관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물류비용 절감뿐 아니라 재고 관리 효율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말 도입한 AI 챗봇 ‘코파일럿 챗(Copilot Chat)’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식품 규정 안내, 농산물 시세 예측 등 업무를 지원한다. 이마트는 향후 AI 기술을 상품 진열 자동화, 고객 맞춤형 프로모션, 물류 예측 시스템 등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통합 효과는 빠르게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증권은 이마트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7조1027억원, 영업이익은 376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별도(할인점·트레이더스·에브리데이 합산) 부문 영업이익도 191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됐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통합 매입 효과로 원가율 개선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판매관리비 절감 노력으로 수익성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적 상승세는 하반기로 갈수록 강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기저 부담 완화와 소비 개선 효과가 거론된다. 지난해 3분기 이마트 할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4분기에는 4.1% 감소한 바 있다.

이마트의 실적 기대감을 키우는 배경에는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에 따른 내수 회복이 있다. 총 31조8000억원 규모로 추진되는 이번 추경은 전통시장, 동네 마트, 음식점 등 소상공인 업장 소비 확대에 집중될 예정이다. 간접적이지만 이마트의 소비 수요 확대에도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추경 등으로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 시장의 낮은 기대를 넘어서는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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