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3000선에 다가선 지난 6월 17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출처= 연합] 
코스피가 3000선에 다가선 지난 6월 17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출처= 연합]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1년 이내 의무 소각하도록 하는 상법 개정안이 추진되면서 포털·게임업계의 자사주 소각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게임업계는 그동안 주주 환원정책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향후 대응 방안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소속 김남근 의원은 지난 9일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하면 1년 이내에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자사주를 활용한 지배주주의 지배력 남용 방지와 주주가치 제고를 입법 발의 취지로 설명했다. 한국은 자사주에 대해 신주 배정을 허용해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부당하게 확대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사주를 소각하면 회사의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당 순이익이 증가하고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 배당과 유사한 주주 환원 효과를 가져온다는 설명이다.  

다만, 스톡옵션 등 임직원 보상 등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주주총회 승인을 통해 예외적으로 자사주 보유를 허용토록 했다. 

포털업계의 자사주 현황을 보면 네이버가 올해 1분기 말 기준 913만8491주를 보유해 발행주식 총수의 5.77%를 갖고 있다. 카카오는 465만2367주(1.0%)를 보유하고 있어 네이버와 편차를 보였다. 

게임업계도 회사별로 편차가 큰 편이다. 1분기 말 기준 크래프톤은 247만9574주(5.18%), 넥슨게임즈 202만4603주(3.07%), 카카오게임즈 85만4009주(1.03%)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 주식총수를 기재하지 않은 넷마블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자사주 401만8931주(4.68%)를 갖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 기준 255만6537주의 자사주를 보유해 발행주식 대비 자사주 비율이 11.6%에 달했다.  

이에 대해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지난 2월 2024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수·합병(M&A)에는 자사주를 계속 활용할 것"이라며 "작년처럼 10%가 넘는 자사주를 M&A에 사용하지 못하면 소각한다고 말씀드렸듯 올해도 (그럴 경우) 소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도 M&A에 자사주를 쓰는 상황을 봐서 추가적으로 소각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3월 24일 1269억원 규모의 보통주 41만주를 소각했다. 발행주식 총수의 약 1.9%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를 감안하면 엔씨소프트의 자사주는 214만6537주, 발행주식 총수의 9.77%로 줄어든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10일 오전 11시10분 현재 전날보다 1000원(0.48%) 올라 20만8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출시와 주주가치 제고 정책 기대감에 6월 들어 전날까지 36.1% 상승했다. 

게임업계는 그동안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와 이번 상법 개정안으로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는 배당보다는 신작 개발과 지식재산권(IP) 투자 등으로 사업을 성장시켜 수익을 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주주들도 단기적인 배당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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