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2분기(4∼6월)에도 생활필수품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조사 대상 품목 10개 중 7개 이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맛김, 커피믹스, 분유 등은 10%를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16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서울과 경기도 내 420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37개 생활필수품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28개 품목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3%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품목은 맛김으로, 15.8% 올랐다. 이어 커피믹스(12.0%), 분유(10.1%), 햄(8.6%), 달걀(8.3%) 순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상위 5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11.0%에 달했다.
제품별로 보면, 풀무원의 ‘들기름을 섞어 바삭바삭 고소하게 구워낸 파래김’은 18.5%나 인상됐고, 동원F&B의 ‘양반 좋은 원초에 그윽하고 향긋한 들기름김&올리브김’도 12.8% 올랐다. 커피믹스 부문에서는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카페믹스’(12.3%)와 동서식품의 ‘맥심 모카골드 믹스’(11.6%)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분유의 경우, 남양유업의 ‘아이엠마더 3단계’가 13.1%, ‘임페리얼드림XO 3단계’가 10.1% 상승했다. 반면, 식용유(-4.0%), 두부(-4.0%), 두루마리화장지(-2.2%) 등 9개 품목은 전년 동기보다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분기인 1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29개 품목의 가격이 상승했다. 달걀이 8.4%로 가장 많이 올랐고, 맛살(7.4%), 햄(5.6%), 맥주(4.5%), 스낵과자(3.7%) 등이 뒤를 이었다.
센터는 달걀 가격 상승에 대해 “산란계 수급, 유통 구조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달걀은 일상적인 소비재인 만큼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 부담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맛살의 경우 주요 원재료인 연육 가격이 지난해 1분기 2,710원에서 올해 1분기 2269원으로 16.3% 하락했음에도, 소비자가격에는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유통채널별로 보면 대형마트의 가격 상승률이 평균 13.5%로, 일반슈퍼마켓(6.8%)보다 약 두 배 가까이 높았다. 특히 맛김의 경우, 대형마트 가격은 무려 30.3% 올라 기업형 슈퍼마켓(6.6%)이나 일반슈퍼마켓(21.6%)과의 격차가 컸다.
한편, 달걀은 일반마트에서의 상승률이 11.1%로 가장 높았고, 대형마트(6.6%), 기업형 슈퍼마켓(SSM)(4.0%) 순이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상승률이 높은 품목 대부분이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제품들로, 체감 물가 부담이 더욱 가중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식품·유통업계가 할인행사를 하고 있으나 반짝 세일만으로는 소비자 부담을 해소하기 어렵고 원재료·원가가 하락한 품목 가격을 인상 때와 마찬가지로 적극적으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