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여름 제철 과채류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69960_685496_1613.jpg)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여름 제철 과채류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7월 상순 기준 118년 만의 최고 기온을 기록한 가운데, 수박·복숭아·깻잎 등 대표 여름 채소·과일 가격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고산지 산지 확대 및 스마트팜 도입 등 수급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9일 기준 전국 수박 평균 소매가는 2만6209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2만603원)보다 27.2%, 평년(1만9806원) 대비 32.3% 상승했다.
평년 수준의 출하량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인 무더위로 인해 수요가 급증하며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년보다 이른 무더위로 수박 수요가 집중되면서 산지에서도 물량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부에선 웃돈을 제시하고도 수급이 안 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수박뿐 아니라 여름철 소비량이 많은 과채류 전반에 걸쳐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오이(가시계통, 10개 기준)는 1만1781원으로 전년 대비 25.6% 상승했고, 깻잎(100g)은 2554원으로 23.4% 올랐다. 토마토(1㎏)는 4185원으로 평년보다 7.9% 비싸졌으며, 복숭아는 개당 2000원대에 진입했다. 열무(1㎏)는 12.5%, 애호박은 25.1% 가격이 오른 상태다.
반면, 산불 피해가 우려됐던 경북 지역 사과는 저장 물량이 충분해 가격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후지사과(10개 기준)는 2만9410원으로 전년 대비 12.2%, 평년보다도 3.5%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과채류 가격 급등에 대응해 유통업계는 산지 다변화 및 스마트팜 등 안정적 생산 기반 확보에 나섰다.
이마트는 이달 넷째 주부터 강원도 양구·영양·진안·봉화 등 평균 해발 300m 이상의 고산지에서 재배한 '산(山) 수박'을 본격 판매할 예정이다. 또 강원도 이천·충주·논산 등지에서 포기상추 등 대체 산지를 발굴해 공급하고, 평창 대관령에서 시험 재배한 고랭지 시금치도 이달 말 일부 점포에서 출시한다.
롯데마트 역시 고산지 수박 산지로 봉화·무주·양구 등을 확보해 수급을 늘리고, ‘상생 복숭아(7~8입)’는 행사카드 결제 시 7000원대로 할인 판매 중이다. 깻잎은 금산·밀양 등으로 산지를 다변화했고, 스마트팜을 활용한 상추·깻잎도 10일부터 전국 점포에서 판매에 들어갔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여름철 과채류는 당도 조절이나 저장이 까다로운 데다 폭염으로 재배 여건도 좋지 않다"며 "여름 평균기온보다 낮은 지역의 생산량을 확대해 가격 급등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도 여름철 물가 안정을 위한 대응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배추를 비롯한 주요 작물의 생육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추석 성수기 공급에 대비해 3만6000톤 규모의 비축 물량을 확보했다. 또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에 따른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마트·편의점 등 유통업계와 함께 가공식품 할인 행사도 확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으며, 이 중 가공식품은 4.6% 상승해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초콜릿·김치·커피 등 생활 밀접 품목 중심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식품업계를 통한 물가 통제에 집중하는 단기 대응책보다는 원자재 수입비용, 전기·유류비 부담 완화를 위한 근본적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