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텐’, ‘지오지아’ 등 국내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신성통상이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출처=신성통상]](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0836_686520_331.jpg)
‘탑텐’, ‘지오지아’ 등 국내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신성통상이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앞선 두 차례의 공개매수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을 94.55%까지 끌어올렸으나, 자진상폐 요건인 95%에 여전히 미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 신성통상이 직접 장내매수를 통해 남은 0.45% 지분을 확보하며 상장폐지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앞서 지난 6월 9일부터 이달 9일까지 2차 공개매수를 단행해 지분 10.68%(1534만8498주)를 추가 확보했다. 이로써 최대주주 가나안과 2대주주 에이션패션, 그리고 염태순 회장 일가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기존 83.87%에서 94.55%까지 상승했다.
다만 자진 상장폐지 요건인 대주주 지분율 95% 확보에는 아직 0.45%포인트 미달한 상태다. 지분으로는 64만6688주 가량이며, 현재 신성통상의 주가가 400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액으론 약 27억원에 해당한다.
문제는 이를 어떤 방식으로 확보하느냐며 향후 선택 가능한 방안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3차 공개매수 △포괄적 주식교환 △직접 장내매수 등이다. 이 중에서 가장 현실적이자 빠른 방법으로는 ‘직접 장내매수’가 유력하다.
3차 공개매수는 공시·절차상의 번거로움과 시간 지연이 불가피하고, 포괄적 주식교환은 가나안이 신성통상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이나 금융당국의 제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이 이르면 하반기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소액주주 권리가 대폭 강화되기 전에 상장폐지를 완료해야 하는 신성통상 입장에서는 장내매수가 가장 빠르고 명확한 수단이다.
신성통상이 자진상폐에 나선 핵심 배경은 소액주주와의 배당 갈등이다. 회사는 2012년 이후 10년 넘게 무배당 기조를 이어오다 2023년 주당 50원의 배당을 단행했지만,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성향은 8.6%에 그쳐 논란이 지속됐다. 같은 기간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자회사 가나안(배당성향 49%)과 에이션패션의 고배당 행보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키웠다.
결국 신성통상은 주주가치 제고보다 상장폐지를 통한 ‘오너 개인회사’ 전환을 택한 셈이다. 실제로 가나안은 염태순 회장의 장남 염상원 전무가 82.4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에이션패션은 가나안이 지분 46.5%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상장폐지를 통해 염 전무→가나안→신성통상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는 한층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상장폐지를 통해 신성통상이 오너 개인회사로 전환되면 신성통상은 상장사의 의무에서 벗어나게 된다. 공시, 감사, 전자투표, 3%룰 등 경영 간섭 요소가 사라지고, 그간 논란이 됐던 배당 문제에서 자유로워진다.
사내 유보금 역시 오너일가 배당 혹은 향후 오너 2세 승계 재원으로 자유롭게 활용 가능해지면서 경영권 이양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현재 염상원 전무는 신성통상 주요 브랜드의 인사 및 기획을 총괄하는 동시에, 최대주주인 가나안의 실질적 지배자로 올라서 있는 상태다.
업계 전문가는 “이번 상장폐지 시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신성통상은 한국 상장사 중 드물게 주주 환원 압박에서 완전히 벗어난 순수 오너 중심의 가족회사로 재편된다”며 “동시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본격화된 소액주주 권리 강화 기조를 앞두고, 신속하게 ‘내부 경영 안정화’라는 전략적 목적도 달성하게 된다. 남은 지분 0.45%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향후 신성통상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