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과 손잡고 ‘가상 피팅’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쇼핑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2721_688735_1141.jpg)
패션 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과 손잡고 ‘가상 피팅’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쇼핑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고정비 부담이 큰 반품 비용을 줄이는 효과까지 기대되면서 관련 기술 개발과 적용 사례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늘어나는 추세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대표적인 단점으로 지적됐던 ‘입어볼 수 없음’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기술로 가상 피팅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용자가 자신의 전신 사진과 원하는 옷의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AI가 실제 착용한 모습처럼 자동으로 합성해주는 방식이다.
최근 구글은 이러한 기술을 접목한 독립 앱 ‘도플(Doppl)’을 출시하며 AI 기반 스타일링 서비스를 시장에 선보였다. 사용자는 도플을 통해 전신 사진을 업로드한 뒤 옷 이미지를 선택하면, 마치 착용한 듯한 결과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고, 여기에 AI로 생성된 짧은 애니메이션 영상까지 제공된다. 구글은 미국을 시작으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버전에서 해당 서비스를 실험적으로 운용 중이다.
이후 국내에서도 발빠른 시범 서비스 도입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기반 'AI 옷입기'를 이달 초 선보이고 시범 운영 중이다. 이용자는 최대 10개의 스타일을 선택하고 전신 사진 1장을 등록하면, 해당 옷을 실제로 입은 듯한 이미지를 받아볼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정식 론칭 전임에도 도입 첫 주 대비 이용자 수가 40%가량 증가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가상 피팅 기술은 고객 맞춤형 서비스 강화와 함께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효율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특히 온라인 패션 쇼핑에서 고정비로 인식되는 반품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어스튜트 애널리티카(Astute Analytica)는 AI 기반 가상 피팅이 반품률을 최대 25%까지 낮출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또 향후 AI 가상 피팅 시장 규모가 2025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21.2%의 성장률을 보여, 오는 2033년에는 322억9000만 달러(한화 약 44조원) 규모로 폭증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가상 피팅 서비스는 기존의 AI 이미지 생성 모델이 안고 있던 초상권 침해나 ‘불쾌한 골짜기’ 현상 같은 문제에서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개인이 직접 자신의 얼굴과 체형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은 실존 인물과의 혼동 가능성을 낮추고, 실제 착장 이미지와의 싱크로율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콘텐츠 측면에서도 기술은 진화 중이다. 구글 도플은 실제 매장 피팅룸과 유사한 애니메이션 기능까지 탑재해 몰입감을 높였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이스트소프트는 자회사 ‘라운즈(ROUNZ)’를 통해 안경류를 대상으로 한 AI 피팅 기술을 상용화했으며, 1000여개 제휴 안경원에 약 25억원의 매출 유발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는 아직 옷의 정확한 사이즈나 착용감을 완벽히 재현하기는 어려운 단계라는 점을 한계로 꼽고 있다. 패션기업 및 관련 기술을 영위하는 업체들은 딥러닝 기반의 체형 분석, 소재 표현 기술 등을 통해 더욱 정교한 가상 피팅 솔루션을 구현해 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AI 기반 패션 기술은 단순 피팅을 넘어 화보 제작, 가상 패션쇼, 가품 식별 등 다양한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CJ온스타일, 한섬, SJ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콘텐츠 제작과 브랜드 보호에 AI를 접목해 실용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무신사, W컨셉 등 국내 다른 주요 플랫폼에서도 각종 기술 협업을 통해 AI 피팅 서비스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패션 업계에 불고 있는 ‘AI 접목’ 바람은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고객 경험을 근본적으로 바꾼다는 의의가 더 크기 때문에 상용화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