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 이미지. [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1203_686954_281.png)
2분기 가파른 반등을 경험한 2차전지 업종이 다시 차익 실현과 리스크 관리의 변곡점에 들어섰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양극재 중심의 실적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고, 글로벌 전기차 수요와 배터리 수출 흐름도 기대를 밑도는 상황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업종이 3개월간의 반등을 마무리하고 다시 리스크 관리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 강화, 리튬 가격 반등 등 긍정적 이슈가 잇따랐지만 주요 종목들의 주가는 이미 낙관 시나리오를 선반영한 상태라는 평가다.
하나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의 2026년 기준 PER은 각각 90배, 137배에 달한다”며 “이는 2023년 배터리 버블 정점 당시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기대수익률은 오히려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실적 개선 속도보다 밸류에이션 상승이 더 가파르다는 점이 핵심이다. 2030년 장기 실적 추정을 기준으로 삼더라도 상승 여력은 10~20%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리튬 가격이 톤당 2만달러 이상으로 반등하고 영업이익률이 지금보다 5배 가까이 개선된다는 낙관적 가정이 필요하다.
현재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률은 각각 1.7%, 2%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실적 부담에도 양사 주가는 2분기 이후 각각 34.55%, 16.63% 상승했다. 이는 작년 8월 반도체주의 일시적 조정기와 유사하게 코스피 수급이 일시적으로 2차전지 업종으로 쏠린 결과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수요와 수출 흐름 역시 불안 요인이다. 미국은 2030년 전기차 침투율 목표를 기존 67%에서 35%로 절반 가까이 낮췄고, 유럽 내 한국 배터리 점유율은 75%에서 35%까지 하락했다. 시장은 여전히 고성장을 전제한 기대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상은 외형 성장 둔화가 뚜렷하다.
업황의 근간인 수요와 수출도 불안정하다. 미국은 2030년 전기차 침투율 목표를 기존 67%에서 35%로 대폭 낮췄고, 유럽 내 한국 배터리의 점유율도 75%에서 35%로 추락한 상태다. 외형 성장 자체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여전히 과거의 고성장을 전제한 기대치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괴리가 크다.
수요 둔화와 수출 급감…실적 하방 압력 가중
실적 측면에서도 경고등이 켜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대형전지 부문에서 약 8000억원의 손실이,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7000억원대의 적자가 각각 예상된다. 두 기업 모두 2026년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현재 주가는 이미 이러한 기대를 선반영한 상태로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맞물린다. 2025년 6월 미국의 순수전기차(BEV) 판매는 전년 대비 3% 줄어든 9만4000대에 그쳤으며, 테슬라(-20%)와 현대기아(-37%) 모두 뚜렷한 역성장을 보였다. 중국은 전체적으로 16.5% 증가했지만, NIO와 Li Auto 등 주요 브랜드는 보험 등록 기준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유럽 역시 프랑스를 제외하고는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사실상 정체 상태다.
수출 흐름도 이에 발맞춰 둔화되고 있다. 6월 리튬이온전지 수출액은 3.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2% 감소했으며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는 59.1% 급감했다. ESS용 배터리 수출은 전월 대비 증가했지만 수출 단가는 14.7% 하락하며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kg당 31.7달러, ESS용은 21.9달러 수준으로 전반적인 단가 하락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공급망 리스크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중국산 흑연에 대해 93.5%의 반덤핑 관세를 예비 결정했고 중국은 LFP·LMFP 등 배터리 소재 기술을 수출통제 품목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양극재를 중심으로 한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도 중장기적으로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7월 기준 유럽 주요 3개국의 평균 전력 가격은 MWh당 79.3유로로 전월 대비 5.2% 상승했으며 특히 독일은 24.4% 급등했다. 이는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제조업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 수준에서의 추가 매수는 실적 기반 기대수익률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며 “지금은 밴드 하단 접근 시를 기다리는 편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실적과 밸류에이션 간 괴리를 해소할 수 있는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