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KRX 출입기자단-증권사 정기 간담회’에서 이경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FICC리서치부 부장이 올해 하반기 금융시장과 코스피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출처= 최수진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69697_685170_2743.jpg)
“올해 하반기 이후 코스피의 강세 핵심은 비미국권(Non-US) 강세를 주도했던 폴리시믹스(Policy Mix)가 미국으로 확대되는 것입니다.”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KRX 출입기자단-증권사 정기 간담회’에서 이경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FICC리서치부 부장은 올해 하반기 금융시장과 코스피 전망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Non-US 국가들의 연이은 금리 인하, 강력한 재정 드라이브 등 폴리시믹스에 힘입어 상반기 내내 긍정적이었다”며 “미국도 하반기 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경기 부양 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운을 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력한 관세 정책을 펼치면서 한국 역시 이날 상호관세율을 명시한 서한을 받았다. 오는 8월 1일이 최종 협상 시한으로 한국은 지난 4월 트럼프 정부의 발표와 동일한 수준의 관세율이 명시됐다.
이 부장은 “트럼프 관세 서한이 발송됐으나 코스피 지수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그만큼 관세 리스크는 선반영됐다고 보고 있다”며 “미국이 관세 정책을 강력하게 가져갈수록 각국은 추경이나 재정 드라이브 등 그에 상응하는 정책들을 낼 것이기 때문에 관세 리스크는 현재보다 더 높아지기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 강력한 관세 부과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결국 협상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관세 협박은 갈수록 약해지고 관세율 역시 지난 4월보다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관세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는 법인세 인하, 소득세 인하 등 부양 정책을 먼저 펼치고 이후에 관세 협상을 진행하면서 선거에서 패배한 적이 있어 이번에는 반대로 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관세 협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하반기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내년부터는 부양 정책을 펼쳐 내년 중간 선거에서 이기는 전략을 가져가고자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횟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전망 점도표는 0.25%p씩 2번 인하를 유지했다. 무난한 물가지표 등에도 전망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매파적 기조 강화라는 평가다.
이 부장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경제전망과 점도표는 연준 위원 개개인의 의견일뿐 연준의 계획이 아니다’라는 문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작년 6월에도 이와 비슷했는데 9월부터 3차례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이 올해 9월부터 금리 인하를 3번 할 수 있다고 보고 내년으로 가면서 경기부양정책으로 선회하면 전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확대되는 장세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에는 미국으로 투자가 쏠릴 수밖에 없었는데 미국이 금리 인하를 해도 미국과 Non-US 국가들도 함께 경기 턴어라운드가 이어지면서 쏠림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도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부터 강세 흐름이 더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지수 상단을 3400p로 전망했다. Non-US 국가들의 경기회복과 달러 약세로 Non-US 증시의 상대적 우위가 지속되는 데다 한국 정부의 2차 추경, 금리 인하, 산업 및 자본시장 관련 정책 추진 등의 모멘텀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부장은 “3분기에는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해소, 매물 소화 등에 따라 등락이 있겠지만 하락은 매수해야할 기회”라며 “2021년 상황을 떠올리면서 상단이 크게 열려 있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당시에는 코스피 3000을 넘을 때 PER이 13~14배, PBR은 1.1~1.2배였던 반면 지금은 PER 10배, PBR 1배도 안되는 수준으로 코스피 3000이 부담스러운 레벨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2021년 코스피 강세 때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지고 개인 투자자들 영향이 컸는데, 지금은 외국인 비중이 30% 초반대로 외국인 유입 여력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 부장은 하반기 투자 전략을 세울 때 옥석가리기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정책 동력과 글로벌 트렌드가 맞물리는 조선, 방산, 전력기기에 대한 관심은 계속되겠으나 상반기에 크게 올랐던 업종이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상반기 크게 아웃퍼폼한 경우 하바기에도 아웃퍼폼한 경우가 많지 않았다”며 “금융섹터에서는 은행보다는 증권이 조금 더 긍정적이고, 지주사의 경우 정책에 먼저 따라가는 기업과 아닌 기업들 간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상반기에 부진했던 업종 중 반도체, 2차전지, 제약바이오, 자동차, 인터넷 5개 업종이 하반기 실적 레벨업까지 되면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며 “소비주 중에서는 이미 잘하고 있는데 중국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해볼 수 있는 화장품, 엔터주를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부장은 하반기에는 산업별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상법 개정안 등은 자본시장의 정상화 정책 등 ‘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다음 단계는 ‘성장’인 만큼 산업 정책들이 부각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부장은 “반도체, AI, 바이오 등 A~F 전략산업에 대한 투자, 예산 등의 확대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현재 코스피 대비 조용한 코스닥도 산업 정책들이 나오면서 코스피를 따라가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