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된 ‘KRX 출입기자단-증권사 정기 간담회’에서 하반기 글로벌 플랫폼 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 최수진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4191_690442_812.jpg)
상반기 글로벌 플랫폼 시장이 다양한 노이즈와 밸류에이션 부담에 약세장을 보였으나, 올해 하반기를 넘어 내년까지도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주가를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심지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된 ‘KRX 출입기자단-증권사 정기 간담회’에서 하반기 글로벌 플랫폼 시장을 전망했다.
심 연구원은 “상반기 플랫폼 시장은 설비 투자 감소에 대한 우려, AI 반도체 공급 부족, AI 에이전트 시장 과열, 법적 분쟁 등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면서 “하지만 하반기 미국의 스타게이트 등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계획이 구체화되고,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 등 주요 기업의 CAPEX(자본적 지출) 투자 의지가 견고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반기 테크주 약세로 작용했던 CAPEX 감소 우려는 실적을 거치며 대체로 투자를 더 해야 한다는 부분으로 정리되고 있다”며 “오히려 capa(생산능력) 부족 문제를 빨리 해소하는지 여부에 주가 향방이 갈리고 있으며, 투자를 더 해주고 싶어하는 주체도 넘쳐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훈련에서 추론으로 주 영역이 전환되면서 오히려 필요 연산이 증가한다는 점이 투자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심 연구원은 “훈련으로 개선되는 성능의 폭이 줄고 학습시킬 수 있는 데이터가 고갈돼 필요 훈련량이 임계점에 달하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추론 확장구간에서는 오히려 연산 필요량이 많아진다”며 “보급이 가속화되면서 오히려 총 필요 연산은 증가할 수밖에 없고, 빅테크 기업들도 당장 비용 소모를 감수하고 출혈경쟁을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팔란티어, 오라클,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등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가시성도 높아지고 있다. 당장의 매출이나 이익으로 집계되지 않는 미반영 수익 지표가 capa 부족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 연구원은 “각 기업들이 주문받은 것은 많은데 딜리버리는 못하고 있어서 미반영 지표들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미반영 지표들은 올해 하반기, 2026년 미래 매출에 반영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에이전트 경쟁 심화도 글로벌 플랫폼 시장의 성장에 힘을 더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기존 소프트웨어 업종 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서비스나우, 세일즈포스, 오라클 등 다수의 기업이 고객지원·세일즈·마케팅·IT 지원 등 다양한 영역에 AI 기반 코파일럿과 에이전트를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오픈AI, 앤트로픽 등 AI 유니콘 기업과의 협력·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있어 주요 상장사에 미치는 영향도 면밀히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다.
심 연구원은 “과거에는 기술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상장을 했는데 현재 시장에 투자금이 넘쳐나면서 유니콘 기업들이 IPO까지 안가도 되는 상황”이라며 “빅테크 기업들이 유니콘 기업들의 인수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빅테크, 기성기업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유니콘 기업과도 함께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도 심 연구원은 외부 변수 노이즈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8월 알파벳이 반독점법 재판에서 패소한 후 기술주를 향한 판결 강도 및 빈도가 모두 상승하고 있다”며 “법적 분쟁으로 인한 벌금 등이 매출 대비 적은 비중이지만 이런 외부 노이즈가 AI 산업의 장기 트렌드를 어떻게 바꿔놓고 있는지에 대해 심도있게 추적하고 있어 약세장 구간마다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심 연구원은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서 △클라우드 △데이터 △사이버보안 △워크플로우를 향후 중요하게 주목해야 할 섹터로 꼽았다.
AI 시장 수요가 워낙 크기 때문에 클라우드 시장이 다 같이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업체 상위 3개사가 여전히 60% 이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오라클·코어위브·스노우플레이크와 같은 ‘2군’ 업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생 GPU 클라우드 전문 기업들도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심 연구원은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은 작년 3분기 꺾였는데 AI 영향으로 순수하게 7%p 성장률을 기여하면서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며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capa 부족이 안풀리고 있어 전반적으로 투자 규모를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로부터 컴퓨팅 자원을 구매해 데이터, 분석, 스트리밍 등 업무를 수행하는 업체들은 아직까지 수익화 기업이 거의 없는데, 향후 컴퓨팅 자원 소모를 안정적인 순수익 유지율로 가장 빠르게 전환하는 업체가 장기적인 승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가 등장하면서 데이터 양도 폭증하고 있는데 어떤 기업이 데이터를 잘 사용하는가에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실제로 데이터가 차별화 요소가 되면서 에어비엔비, 넷플릭스 등은 콘텐츠 뿐만 아니라 데이터 스택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사이버보안 섹터도 안정적이면서도 꾸준한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기업들이 보안 관련 예산을 단번에 늘리기 쉽지 않지만, 또 급격하게 줄이기도 어렵다.
심 연구원은 “보안 섹터는 장기적 관점에서 실적 하방이 어느정도 방어되는 특징이 있다”며 “갈수록 보안은 파편화될 수밖에 없는데 산업 내에서 빅테크의 스타트업 인수 등 통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지막으로 심 연구원은 빅테크 및 스타트업이 AI 에이전트에 진출하고 있어 경쟁 리스크가 있으나 시장 전체의 고성장에 동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능형 프로세스 자동화 소프트웨어가 2028년까지 20% 이상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AI 에이전트라는 이름으로 너무 많은 서비스가 동시에 출시되고 있어 앞선 섹터들보다 중위 의견”이라면서 “시장 전반의 수혜를 같이 받겠지만 개별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