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KRX 출입기자단-증권사 정기 간담회’에서 김병연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 이사가 내년 상반기 코스피 지수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출처= 최수진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7828_682988_1940.jpg)
“단순히 기대감으로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계산해본 결과 내년 상반기까지 코스피가 3600까지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기조가 변질되지 않는 것입니다.”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KRX 출입기자단-증권사 정기 간담회’에서 김병연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 이사는 이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 이상 급등하며 장 중 3100선을 돌파하는 등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단기간에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은 조정 가능성과 오른다면 얼마나 더 오를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김 이사는 코스피 지수의 3600 달성 가능성으로 △달러 약세 기조 지속 △내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이어질 법 개정 △내년 기업이익이 과대 추정돼 있지 않는 점 △일본 밸류업 효과 등 4가지를 근거로 꼽았다.
김 이사는 “현재 달러 약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 모두 금리 인하가 예정돼 있다”며 “미국의 장단기 스프레드가 정체돼 있는데 한국의 장단기 스프레드만 확대된 현재의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금리 인하기에 미국이 부채를 줄이려고 하고 있는데 한국은 재정 부양에 나서는 등 한국이 도드라져 보인다”며 “투자자들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또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증가율은 23.5%, 내년은 14%로 추정되는데 올해 하반기 기업이익 증가율의 추정이 다소 낙관적으로 평가되는 반면, 내년 증가율은 과대 추정돼 있지 않다는 평가다.
지난해 코리아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일본의 밸류업 정책을 참고했는데, 2023년 일본의 TOPIX의 PBR은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1.1배에서 1.5배로 약 36% 상승한 바 있다.
김 이사는 “일본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권고안이었으나 기업들이 잘 따랐고, 한국은 트럼프 관세도 있고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있어 동일 잣대로 비교하기 어렵지만 단순 프로그램 제안이 아닌 상법 개정”이라며 “이전 정부 코스피 단기 저점은 PBR 0.89배였는데 일본 밸류업 결과를 보면 한국도 1.2배까지 36%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이 같은 코스피 전망치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 이재명 정부의 정책 실현 여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상법 개정, 배당분리과세, 상속세 법개정, 자사주 소각 등 다양한 법개정 방향들을 내놓고 있는데 순차적으로 차질 없이 통과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직 상법 개정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직 수급 상황을 보면 외국인 자금이 많이 들어오지 않았다. MSCI 신흥국 지수 내 한국 비중은 9%대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장기 평균이 13.6%임을 고려할 때 평균치를 회복한다면 외국인 자금은 최근 유입 자금을 제외하고 15조~16조원이 추가 유입될 수 있다.
김 이사는 “외국인 자금 유입은 최근 주춤한 상황인데 실제로 상법 개정안 통과 등 체질 개선이 확인되면 계단식으로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상반기 코스피 3600 달성의 관건은 영구 배당성향 35% 이상, 실질성장률 1.5%를 스테이블하게 끌어올리고 시장에서 기대하는 정책 기조가 변질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장 7월부터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고 미국 부채한도·예산안·감세안 패키지, 연방준비제도(Fed) 금리인하 시기 등 중요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어 단기적으로 증시 출렁임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 이사는 “미국 채권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셰 유예가 종료된다고 해도 강경한 관세 정책을 펼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감세안 패키지도 상원과 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미국의 디폴트 이슈가 극단으로 가지 않아 시장이 이러한 불확실성을 소화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원화 약세 전환이나 연준의 너무 늦은 금리 인하 결정은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거나, 연준이 미국 경기에 대한 판단을 계속 미루면서 금리 인하를 뒤늦게 할 경우 주식시장의 색깔이 변할 수 있다”며 “S&P가 미국의 등급 전망을 낮추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식시장 상승을 이끄는 주도주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지금보다 지수가 더 상승하기 위해서는 현재 소외된 전자, 2차전지, 자동차 등의 업종의 반등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정책적 기대감이 계속되는 지주사, AI 등의 업종의 랠리가 계속될 것이라는 평가다.
김 이사는 “삼성전자나 2차전지, 자동차 등은 한국물로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면서 상승하겠지만 아웃퍼폼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주사 내에서 중소형 지주사로 온기가 확산되는 등 현재 주도주 내에서 상승 탄력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