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출처= 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7971_683139_89.jpg)
한국 주식시장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한 방’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 코스피 지수 수익률의 2배를 추구하는 레버리지, -1배(인버스) 내지는 -2배를 추구하는 곱버스 상품에 자금이 쏠렸다.
다만 개미(개인투자자) 투자가 인버스나 곱버스 투자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코스피 지수는 3년 9개월 만에 종가기준 3103.64로 집계됐다. 코스피 지수가 3100선을 돌파한 것은 3년 9개월 만이다. 코스닥 종가도 지난해 8월 1일 이후 800선을 회복했다.
이 같은 성과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14거래일 만에 이뤄졌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15%, 코스닥 지수는 8% 상승했다. 특히 코스피 지수는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같은 기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미국 S&P500 지수가 6거래일, 나스닥 지수가 5거래일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코스피 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지수 하락 상장지수펀드(ETF)에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콤 CHECK 단말기에 따르면 코스피가 15% 상승하는 동한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로 나타났다. 개인이 총 7773억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의 순매수 규모는 4329억원에 달했다. 순매수의 절반 이상이 코스피 200 선물지수 수익률의 -2배를 추구하는 상품에 집중된 것이다. 코스피 200 지수 수익률 -1배를 추구하는 KODEX 인버스 ETF도 1207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200 지수 수익률의 2배를 추구하는 KODEX 레버리지 ETF는 5438억원을 순매도했다. 순매수가 아닌 단순 매수 규모만 비교해도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는 3조7596억원, KODEX 레버리지 ETF는 3조3391억원으로 집계됐다. 즉,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15% 오르는 동안 코스피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한 셈이다. 14거래일 중 2거래일 만 하락했고, 하락폭도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상당한 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 하락에 투자한 것과 달리 기관투자자들은 코스피 상승 전망에 무게를 뒀다. KODEX 레버리지 ETF는 5622억원을 순매수했고,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는 4556억원을 순매도했다.
실제로 기관투자자들은 코스피의 지속적인 상승을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코스피가 35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제시했다. NH투자증권도 내년 상반기 코스피가 360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고, KB증권은 향후 12개월 코스피 목표 지수를 3700으로 상향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급상승했으니 하락할 것이라는 투기적인 매수 형태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단기 과열권 진입에 따른 기술적 조정 가능성, 관세 리스크 불확실성 등 단기적인 리스크는 염두에 둬야겠지만 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에 따른 강세장 지속과 역사적 신고가 돌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레버리지 ETF 자산의 90% 이상을 한국인이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한국 투자자들의 특성이 단기에 큰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한탕주의 투자 방식이 강한 것 같다”며 “레버리지나 인버스가 하나의 투자전략이기는 하지만 강세장에서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모 아니면 도’ 식의 투자는 꾸준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