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출처= 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8191_683375_1959.jpg)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3120선을 돌파한 가운데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증권업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코스피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증권사들의 거래 수수료 이익 증가 등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업종 내에서도 종목별로 주가 상승폭 차이가 커 투자전략 설정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25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15.1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내 증권주는 33.56% 오르며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코스피 지수 구성 업종 중 기계·장비(1위), IT서비스(2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통상적으로 증권주는 코스피 지수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지만, 이번에는 증권업종만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종의 이 같은 강세는 새정부의 상법 개정과 금융자산 비중 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약으로 제시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새 정부 출범 후 상법 개정안을 재발의했고 배당 촉진을 위한 세제 및 제도 개편을 추진할 전망이다. 금리 인하와 더불어 추경을 통한 확장 재정 정책이 유동성 증가로 이어지면서 증권업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증권업종 종목별로는 한화투자증권이 56.29% 급등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증권업종 전반의 호재에 더해 가상자산 테마주로도 분류되며 투자 심리가 더욱 강화됐다. 미래에셋증권(50.13%), 키움증권(45.63%), 삼성증권(30.41%) 등도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들 종목은 공통적으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 최근 거래대금 증가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들이다.
반면, 일부 증권주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상상인증권은 -4.66%로 증권주 중 유일하게 하락했다. 다올투자증권(4.46%), 유화증권(5.52%), 대신증권(9.52%) 등도 한 자릿수 상승률에 그쳤다. 대신증권을 제외하면 모두 중소형 증권사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상상인증권은 지난해 연간 연결 기준 영업손실 497억원, 당기순손실 473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고, 다올투자증권 역시 2년 연속 영업적자와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흑자전환을 달성하기는 했으나 주력사업이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된 데에 따른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화증권의 경우 거래 자체가 활발하지 않았다. 유화증권은 증권주 중 유일하게 거래규모가 두자릿수 규모인 35억원에 그쳤다. 대신증권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되며 국내 10대 증권사 입지를 굳혔으나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하지 않고 있어, 투자자들이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다른 증권사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2분기 증권업종의 실적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거래대금 확대와 주식시장 활황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부의 정책 기대감과 실제 시장 구조개혁 간의 괴리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증권사의 실적이 컨센서스를 16.2% 상회하는 좋은 실적이 예상되지만 합산 ROE는 지난해 대비 0.6%p 상승해 급등한 주가를 충분히 설명하기에 어려운 수준”이라며 “당분간 기대감의 진행 속도에 따라 주가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밸류에이션에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높아진 밸류에이션에 대한 타당성 확보가 가능한 ROE를 시현하고 있고 거래대금 증가에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증권사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권유한다”고 조언했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만큼 조정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증권업 주가가 펀더멘털 외 정책 기대감으로 크게 상승해 12개월 선행 PBR 0.75배 수준인데 2017년 종투사 제도 도입 당시 증권업의 PBR이 0.9배였음을 감안하면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각종 정책 도입에 따른 추가적인 업사이드가 존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