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양재동 본사 [출처=현대자동차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1365_687152_3151.jpeg)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상호 관세 영향으로 수출 타격이 본격화했기 때문. 양사가 미국 내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고수하면서 당분간 영업이익은 당분간 감소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오는 24일, 25일 각각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양사 모두 매출은 증가하되, 수출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차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6조5177억원, 3조533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늘지만, 영업이익은 17.4% 줄어들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7.6%로 지난해보다 1.9%포인트(p)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9조961억원, 3조42억원으로 내다봤다. 매출은 5.5% 늘되, 영업이익은 17.6% 감소한다고 전망했다.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2.9%p 줄어든 10.3%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행복한 2분기를 보냈다. 고환율과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에 힘입어 현대차는 역대 2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기아는 영업이익률 13.2%,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미국 상호 관세 여파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 4월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판매분의 약 60%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
양사는 미국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유지했다. 주요 자동차 제조사가 관세 영향에 따라 신차 가격 인상을 발표했지만, 현대차·기아는 가격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싼타페 하이브리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등 인기 차종에 대한 무이자 60개월 할부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기아 미국 법인은 일부 차종 할인 행사를 유지하고 있다.
관세 여파를 활용해 미국 내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전략적 치킨게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닛산과 스텔란티스 등 일부 자동차 제조사는 가격 할인 정책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기아가 이번 기회를 통해 경쟁사의 점유율을 흡수하고 미국 내 영향력을 늘리려고 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기아의 상반기 미국 판매량은 89만4000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1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p 늘었다.
현대차·기아의 상반기 매출은 상승세를 이어가게 됐다. 양사 모두 역대 2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기아가 탄탄한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여타 시장에서 부진이 예상되는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 현대차는 유럽과 인도에서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시장은 인스터(한국명 캐스퍼 일렉트릭)의 인기에도 불구 경쟁 심화로 판매 감소가 추정된다. 인도 시장은 시장 성장 둔화 및 노후 모델 수요 감소로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예고됐다.
기아 또한 EV3의 판매 호조에도 불구, 노후 모델 경쟁력 악화로 유럽 시장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인도 시장 역시 기대를 하회하는 성장치를 보였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광식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관세 영향에도 불구하고, 선수요 반영된 볼륨 및 인센티브 하락 효과 발생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북미 시장 선수요가 지속됐으나, 유럽/인도 판매량 감소가 눈에 띈다. 인도시장 주요 모델인 베뉴의 페이스리프트가 10월 예정돼 있어, 3분기 말부터 판매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기아의 2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관세 영향에도 불구하고, 판매량 호조에 따라서 QoQ 감익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동사는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성 보유하고 있어, 관세 감내가 가능한 상황으로, 가격 인상을 늦추고 M/S 확장 전략을 취할 개연성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