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보다 나아질 것" 기업 30% 전망…내수 부진·수출 감소는 부담

대외 불확실성과 경기 회복 지연 우려가 여전히 상존하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경영여건이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 상위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하반기 기업경영여건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30.2%가 '개선'을 예상한 반면, '악화' 응답은 16.5%에 그쳐 개선 전망이 약 1.8배 높게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한경협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이번 조사를 실시했으며 총 152개 기업이 응답에 참여했다.

응답 기업 절반 이상(53.3%)은 하반기 경영여건이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30.2%,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16.5%로 각각 나타났다.

특히 경영여건이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 중 40.0%는 개선 시점을 2026년 1분기로 전망했다. 이어 △2026년 3분기 이후(24.0%) △2026년 2분기(16.0%) △2025년 4분기(12.0%) △2025년 3분기(8.0%) 순으로 회복 시점을 예상했다.

■내수 부진·수출 감소·원자재 가격 상승 '삼중고'

기업들이 꼽은 하반기 최대 리스크는 △내수 부진 및 경기 침체 지속(25.7%)이었다. 이어 △글로벌 수요 둔화 및 수출 부진(14.1%) △글로벌 통상환경 불확실성(14.1%) △원자재 수급 및 가격 상승(14.1%)이 동률로 뒤를 이었다.

실제 기업들이 체감하는 주요 경영 애로 사항으로는 △수출 감소(20.4%),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19.7%) △내수 부진(18.4%)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한경협은 "수출과 내수 모두 위축되며 매출 감소와 재고 누적 등 경영상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대응 전략으로는 △비용 절감 및 운영 효율화(28.0%)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기존 주력사업 집중(19.1%) △해외시장 진출 강화(16.4%) △경영리스크 관리(13.5%) △미래 전략사업 발굴(10.9%) △디지털 전환 및 자동화(7.6%) △핵심인력 유지 및 역량 강화(3.9%) 등의 순이었다.

한경협은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단기적으로는 비용 통제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확대와 핵심역량 강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망 안정·통상 불확실성 해소 '시급'

하반기 기업활력 제고를 위해 시급히 추진돼야 할 정책 과제로는 △공급망 안정화(20.1%)와 △수출기업 지원 및 통상 불확실성 해소(16.4%)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기업들은 ‘대외 리스크 대응 역량 강화’와 ‘안정적인 생산·수출 여건 조성’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기업활동 규제 완화(14.5%) △내수 진작을 위한 소비 활성화(13.2%) △세제 및 금융지원 확대(11.2%)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10.9%) △기업 R&D 투자 지원(6.9%) △기술인재 확보 및 양성(6.3%) 순으로 개선 필요성이 언급됐다.

한국경제의 중장기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한 정책방향으로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 및 산업구조 고도화(24.7%)가 1순위로 선정됐다. 이어 △글로벌 통상전략 강화(20.7%)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대응(12.5%) △지역균형 발전 및 인프라 투자(12.2%) △노동시장 구조 개혁(11.8%)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전환(10.2%) △연금·재정 건전성 확보(6.9%) 순으로 조사됐다.

한경협은 "기업들은 공급망과 규제 개선 같은 단기과제뿐 아니라 산업구조 전환, 인구 변화 대응 등 중장기 전략도 함께 추진되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내수 둔화와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 신규 사업보다는 기존 전략을 재점검하며 효율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보수적 경영이 장기화되면 투자·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통상환경 대응, 규제 개선, 내수 활성화 정책을 보다 체계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